취업 시장 최악의 세대, 장기 구직자의 정신건강이 위험하다
“지연된 자살 효과”라는 현상을 아시나요? 국가적 재난 상황 초반에는 생존 본능과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연대감으로 자살률이 감소하는데, 상황이 장기화되면 도리어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2003년 사스(SARS) 사태에서부터 알려진 이 현상이 요즘은 우리나라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반 년을 넘기며,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막다른 곳까지 내몰린 “자살 위험군”이 생겨났습니다. 청년은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로 위험군에 포함됩니다. 실업률, 카드연체율, 주거지원요청비율, 마지막으로 자살시도율은 그 추이를 같이하며 20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자살예방센터의 분석입니다. 이처럼 청년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는 우리 사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이들은 극도의 심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직업을 찾지 못해 불행한 청년 세대의 불안과 우울
우울증을 10년 간 연구한 당사자 칼럼니스트이자 ‘물어봐줘서 고마워요’의 저자 요한 하리는 외부적 환경과 사건들을 떼어 놓고 우울증의 발병 원인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15~29세 취업자 수는 최근 23만 명 감소했습니다. 이 땅의 수십 만 장기 취준생, 퇴직자, 휴직자들이 행복한 직업을 찾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황으로 대변되는 외부 환경에 있다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명확합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겪는 취준 우울은 결코 그들 자신만의 탓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구직 우울’이 청년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준생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에 따른 스트레스 상황'을 조사한 결과 5,000여 명의 응답자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 (의욕상실, 신경과민 등)을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취업이 평소보다 배로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도전한다면 거절당하고 좌절을 경험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실직한 사람,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사람, 무기한 휴직이나 휴업에 접어든 20, 30대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정신질환의 ‘트리거(촉발 요인)’입니다.
20, 30대의 여성은 우울 트리거에 더욱 취약합니다. 비정규직과 대면 서비스 종사자 등 고용안정성이 낮은 직업이 많고 1인 가구의 주거 불안정성 또한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9월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2030 여성의 극단적 선택이 전년도 대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여성 자살은 작년 대비 7.1%가, 지난 6월 한달에는 전년 대비 13.6%가 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지난 7월 여성 자살사망자가 전월 대비 210명이 급증하며 국내 예방센터에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늘어나는 자살 여성 인구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지난 여름, 생애 가장 혹독했던 우울의 사막을 건넜던 시기를 떠올렸습니다. 서울대 졸업, 해외 유학, 스타트업 창업 등 남들에게 없는 다채로운 경험으로 인해 한 때 누구보다 자기 삶에 자긍심을 가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졸업 후 5년간은 행복한 커리어를 찾기 위해 허덕이는 인생이었습니다. 대기업에 꿈에도 생각지 못한 낙방을 하고, 사업에 실패했으며 500곳이 넘는 해외 기업 지원에 낙방했습니다. 그렇게 장기화된 취준 실패는, 중증 우울 에피소드라는 마음의 진한 멍을 남겼습니다.
1,000편이 넘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썼던 취준 생활의 끝 무렵인 2019년 여름, 우울증이라는 정신적 위기가 닥쳤습니다. 하루에 20가지 멀티 태스킹을 하던 사람이 하루종일 침대에서 이불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나의 무가치함과 사회에서의 실격에 확신을 가지고 자기 망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루에 수십 차례 자해와 자살 생각을 했습니다. 절대로 남들처럼 일하며 행복하게 살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나의 잘못만이 아니었던 취업 실패의 역사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약 5년에 걸쳐 경기 침체가 이어졌고 각국의 이민정책 보수화가 겹치며 인문 및 경영대 상위 교육을 받은 누구라도 예전보다 취업을 하기 어려운 시대에 구직을 했던 것입니다. 비단 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겪는 취준 우울은 결코 그들만의 탓이 아닙니다.
우울증을 10년 간 연구한 당사자 칼럼니스트이자 <물어봐줘서 고마워요>의 저자 요한 하리는 외부적 환경과 사건들을 떼어 놓고 우울증의 발병 원인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15~29세 취업자 수는 최근 23만 명 감소했습니다. 이 땅의 수십 만 명 장기 취준생, 퇴사자, 사직자, 휴직자들이 행복한 직업을 찾지 못하는 원인은 개개인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황으로 대변되는 외부 환경에 있다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명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울증을 겪어야 했습니다. 1,000편이 넘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썼던 취준 생활의 끝 무렵인 2019년 여름이 가장 극심한 우울증세를 겪었던 때였습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하루에 20가지 멀티 태스킹을 하던 사람이 하루종일 침대에서 이불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나의 무가치함과 사회에서의 실격에 확신을 가지고 자기 망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루에 수십 차례 자해와 자살 생각을 했고 피를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사람이 칼로 첫 자해를 했습니다. 절대로 남들처럼 일하며 행복하게 살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이 땅의 수많은 취준생들이 정신질환을 경험합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준생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에 따른 스트레스 상황'을 조사한 결과 5,000여 명의 응답자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 (의욕상실, 신경과민 등)을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취업이 평소보다 배로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도전한다면 거절당하고 좌절을 경험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실직한 사람,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사람, 무기한 휴직이나 휴업에 접어든 20, 30대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정신질환의 ‘트리거’입니다.
이러한 트리거의 원인에는, 구직에 실패하였거나 구직을 포기한 미취업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이 한몫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직업 없이 부모와 한 집에서 생활하는 "니트족"에 서려 있는 부정적 뉘앙스를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청년 창업과 일자리 정책을 미친듯이 추진하는 정부의 행보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취업이 안 되는 청년이라면 일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사회는 끊임없이 전달합니다. 미취업 청년에게 "쉼"과 "내면의 돌봄"을 제안하는 메시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