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10년 차 분노로 시작한 재린이의 경제적 자유 달성일지 #19
학교에서, 그런 거 안 배웠는대요?
학교에서는 부동산에 대해 알려준 적이 없다.
어떻게 내 집마련을 해야 할지, 전셋집은 어떤 식으로 구해야 하는지, 대출이 뭔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생으로 우리가 검색하고 유튜브에서 찾아보며 공부할 수밖에 없다.
전셋집을 계약하고 전입신고를 하고, 내 집을 구매하면서 대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에 부닥치며 실전에서 배우는 일이 가장 빠르긴 하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알려줬었더라면 시행착오나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전세사기 사건이 기승했다. 그러나 남일처럼 그러려니 하며 지냈다.
퇴근 후 집에 가기 위에 지하철역을 지나가며 그 일이 먼 곳에 있지 않았음을 다시금 느꼈다.
대학생, 직장인, 심지어 내 또래로 보이는 이들이 여럿이 모여 전세사기 엄벌을 요청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었다. 인원도 최소 40~50명 정도 보인다. 아마 더 많은 이들이 전세사기를 당했을 것이고
그중 일부만 퇴근 시간에 맞춰 시위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이 또래가 나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것을 보니 마음이 쓰라렸다.
회사 동료 중 한 분도 전세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 나와 직접적으로 친한 분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면서
종종 인사를 하며 업무상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분은 조금 더 저렴한 집에서 거주하면서 돈을 모을
계획이었다. 여자친구도 있었고, 결혼 이야기도 나오고 있었기에 둘이 얼른 돈을 합쳐 작은 신혼집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전세사기 사건으로 그분의 꿈은 샅샅이 무너졌다. 그 뒤의 이야기까지는 자세히 듣지 못했지만 2030대에게 그 돈은 거의 10년 넘게 모아 온 소중한 종잣돈이자, 미래의 터전을 마련해 줄 계획이자, 꿈이었다.
이들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었다. 다들 대학교도 나왔고, 나름 좋은 직장에서 자리 잡은 이들이었다.
작정하고 속이는 데 어떻게 이겨낼 수 있겠는가? 다행히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던 이들이라면 구사일생이다.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알려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참으로 안타까웠다.
부린이는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와 같은 부린이들은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다 배운 적이 없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몰랐다.
살면서 우리가 몇 번이나 집을 사볼까? 평생에 걸쳐 한 번도 집을 사보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껏해야 최대 6번 내외로 보인다. 물론 부동산 투자를 메인으로 하는 사람들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숱한 전세, 월세집을 전전하며 수많은 이사를 거쳤지만 그렇다고 내가 부동산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더 저렴한 집. 그저 더 직장과 가깝고 편안한 집을 찾기 급급했고,
부동산에 대해 그 외 특별한 사항을 그렇게 많이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내 집을 마련하고 산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어디서, 어디부터 내 집을 찾는 일을 시작해야 할지 아무것도 몰랐다.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고, 지방에 계신 우리 부모님 마저 아파트 소유자라는 사실에 그동안 못 느꼈던
멋짐이 뿜뿜 느껴졌다.
제일 쉬운 방법은 유튜브!
개인적으로 가장 거부감 없이 부동산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꼽자면 <책과 유튜브>를 선택하겠다.
책도 부담스럽다면 유튜브부터 시작하자.
유튜브는 출퇴근길 듣기도 부담 없고,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부동산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들도 많아 3개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듣기만 해도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간다.
만약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평일 유튜브를 편하게 듣고, 그중 가장 좋았던 내용만
주말에 직접 노트에 정리해 보자. 노트는 예쁘고 깔끔한 노트를 구매해 직접 수기로 써도 좋고, 아이패드 등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정리하는 것도 좋다.
정리도 너무 많이 하지 말자. 매주 1개만 정리하고, 복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절대 무리하지 않게 가져갈 것!
그러다 재미있으면 조금씩 그 양을 늘려가는 게 좋겠다. 이왕 내 집마련 공부하는 거 즐기면서 재미있게 해 보자.
특히나 주의할 점은 너무 욕심내지 말자! 집값이 조급하게 올라가고 있는 시기에 맞물리면 마음이 급해진다.
만약 내가 돈이 별로 없다면 앞 전에 쓴 글들을 참고해 종잣돈을 먼저 모으자. 종잣돈은 종잣돈 대로 모으고 유튜브는 유튜브대로 들으면서 함께 천천히 준비하면 좋다.
편하게 들으면서도 유익한 유튜브 채널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월급쟁이 부자들
처음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채널 중 하나다.
재테크 왕초보를 위한 로드맵 등 카테고리 구분도 잘 되어 있다.
원하는 내용을 선택해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떤 집이 좋은 집인지 배울 수 있다.
너나위 님, 코크드림 님 등 채널을 운영하는 분들의 재치 있는 발언과 실시간 시황을 반영한
콘텐츠도 흥미롭다. 어려운 내용들을 전혀 어렵지 않게 설명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즐겁게 들을 수 있다.
2. 부읽남 TV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부읽남 TV도 자주 듣는 유튜브 중 하나다.
매주 월요일마다 올라오는 월요일 <투자 마인드 세팅> 콘텐츠를 특히나 좋아한다.
소비를 더 하고 싶거나, 홀로 해서 외롭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마음의 위안이 되어준다.
부읽남 님이 굉장히 유머러스하시다. 언변이 뛰어나기에 퇴근길이나 씻으면서 틀어놓고
듣기 딱 좋다. 또 하나 좋은 콘텐츠는 <고민 상담> 코너다. 우리 같은 직장인들의 소비를 콕콕 집어, 해당 상담을 신청했던 이들의 고민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방안도 같이 찾아준다.
(월급쟁이 부자들에서도 고민 상담 내용이 있으니 꼭 들어두자!)
고민상담이 생각보다 우리와 비슷한 사례가 많아, 나의 경우에 빗대어 해결해 볼 수 도 있다.
3. 송희구 작가
베스트셀러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작성한 송희구 작가님의 유튜브 채널이다.
5분 내외의 콘텐츠라서 쉽게 접근 가능하다.
특히나 좋은 부분은 아파트 비교를 도와준다.
어떤 아파트 중에 무엇을 사야 할지를 콕콕 집어 알려준다.
왜 어떤 아파트가 더 좋은지, 무엇 때문에 좋은지 알려주는 부분은 어디에 내 집 마련을 할지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 내용이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놓친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