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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뷰티 Nov 13. 2024

하루 5만보 걷고
집에 와서 오열한 사연 #1

직장 10년 차 분노로 시작한 재린이의 경제적 자유 달성일지 #20

부동산 모임에 들어가다!


부동산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유튜브와 책을 제일 먼저 추천했다.

나도 책과 유튜브로 공부를 시작했고, 강의를 듣고 내가 사고 싶은 아파트의 부동산 

주변 지역을 임장 하기도 했다. 


내가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시기는 바야흐로 2021년, 부동산이 최고 상승장 때였다. 

이미 자산을 소유하고 소유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같은 연령대 사이에서도 격차가 날 때였다.


당시 신문기사에는 '포모'(FOMO)라는 말이 떠돌고 있었다.

 'Fear Of Missing Out'의 준말인 포모는 나만 소외되거나 현상에 뒤떨어지는 것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시 포모를 느꼈고, 그 당시 여기저기서 부동산을 급하게 추격매수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돈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살까?' 

이게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나도 부동산 책, 유튜브는 이미 보고 있었고 이런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 강의도 듣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숱한 부동산 강의가 있겠지만 내가 들었던 강의는 함께 팀을 만들어서

같이 스터디도 하고, 관심 지역 주변을 임장 하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내 집마련을 위해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참으로 큰 이점이었다. 다만 갈등은 곧이어 전혀 다른 곳에서 다가왔다.


남편과의 분쟁 시작 


우리 부부는 절약에 대한 마인드가 굉장히 유사하다. 덕분에 서로 아껴 쓰고, 냉장고도 파먹고, 성과급, 상여금 등 모든 추가 급여는 전부 다 저축 통장으로 들어갔기에 단기간에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문제는 투자에 대한 마인드가 달랐다. 


나는 빠르게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컸고, 남편도 한편으로는 그런 마음이 있겠지만 여느 직장인과 유사하게

재테크 공부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내가 재테크 강의를 처음 듣기 시작했을 때는 남편 역시 응원을 해줬다.

문제는 강의 비용도 비쌌지만 강의를 들으면 주말마다 함께 아파트 단지 주변이나 그 지역을 임장을 가야만 했다.

주말마다 자신과 시간을 보내주지 않고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 와이프가 예뻐 보일 리 만무했다.


내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었다. 우리가 살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도 했을뿐더러, 둘 중 누군가는 부동산 공부를

해야 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돈이 들어가는 자산이기에 가벼이 여기리란 쉽지 않았다. 

남편은 평일에 야근을 많이 하는 편이었고, 퇴근 후 돌아오면 지치기 마련이었다.

평일에는 내가 남편과 놀고 싶어도 피곤해하는 남편이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이런 부분이 내게도 여간 서운했다. 반대로 주말은 나만의 시간인데 평일에는 시간을 내주지 않던 남편이 오히려 주말에 자꾸 함께하자고 하니 나로서는 답답할 뿐이었다.


'우리를 위한 일인데 도대체 뭐가 정답일까?'

이런 일로 서로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다행히 한 달에 며칠은 미리 남편과 상의해, 부부 데이트날을 빼놓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조금씩 분쟁이 줄어들었지만 남편은 내가 주말에 나가는 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체력, 나만 뒤처져


부동산 강의를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강의는 필요하다면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스터디를 함께 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기부여를 주며 함께 공부하는 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된다.

스터디 과정에서 문서로 하는 부분은 자신 있었다.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만들고 이런 건 할 만했다.

다만 주말에 해당 지역을 함께 임장 하는 과정에서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이상하리만큼 그 지역 전체를 다 걸으면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관심 있는 지역의 단지 외에도 주변 단지를 둘러보며 비교하는 문화 때문에 모임 사람들은 새벽에 만나 지역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점심은 물론 심지어 저녁까지 먹고 헤어져야 했다.


이렇게 걸으면 거의 하루종일 걷다 보니 다리가 남아나지 않는다. 잘 걷는 게 마치 투자 공부를 잘하는 것 같은 그런 알 수 없는 분위기에 뒤쳐지면 괜스레 눈치가 보였다. 물론 눈치를 일부러 주거나 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조금 늦게 걷거나 잠깐 쉬어가자고 말하는 사람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죄송한데 발이 아파서 조금만 쉬어가면 안 될까요."

걷기 힘든 게 죄송한 그런 상황인 것이다. 운동 동호회도 아니었지만 그런 분위기는 알게 모르게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직장인 일 것이고, 주말에 이렇게 시간을 내서 왔는데 내 체력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배려를 해주는 분위기다. 그러나 은연중에 뒤쳐지거나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괜스레 도태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만 같았다. 지금처럼 시장이 특정 지역만 급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이 아니라 모든 시장이 팔팔 끓고 있다 보니 이런 분위기가 더 심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이렇게까지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그 정도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는데 무리해서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지금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 다만 그때는 시장 분위기가, 당시 상황이, 그 알 수 없는 모든 것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


이 사건으로 발생한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 사건이 내게 준 임팩트는 아직도 내 마음속 깊숙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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