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골목길

by 그런남자

나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공 하나 나무 작대기 하나만 있으면 하루 종일 놀곤 했었다. 그렇게 골목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시절이 어느덧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갈 때쯤 다시금 나는 골목길을 돌아다니고 있다.


과거의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던 곳은 한 장소를 중심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대학교 주변, 지하철역 주변, 그리고 백화점 주변이 그러했다. 그런 결과로 신촌, 이대, 종로, 강남역, 압구정동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모임 혹은 유흥의 장소였다. 대부분의 약속이나 만남이 이들 지역에서 일어났기에 너무 복잡한 곳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곳들이 홍대 인근, 삼청동, 이태원, 그리고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한 신사동 일대이다. 이곳들은 어떤 랜드마크가 있는 곳은 아니다. 이곳들의 특징은 그 동네 고유의 identity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identity와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동네를 선호하게 되었고 그곳으로 또다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은 두 가지 큰 변화를 동반한다. 기존의 identity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요동을 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선행되는지는 분명하진 않다. 이런 변화를 겪으며 또다시 과거의 그곳의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다른 곳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 사람들이 찾는 곳은 ‘골목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의 ‘골목길’이었던 곳이 맞을 것이다. 서촌, 경리단길, 세로수길을 지나 현재는 종로 3가의 뒷골목까지 여러 매체 혹은 많은 사람들의 SNS에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다시 사람들은 골목길로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동네들의 특징은 대부분 교통이 불편한 곳들이다. 직접 운전을 해서 가더라도 주차문제 때문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동네들이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자기만족을 가장한 허영심’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곳을 먼저 가는 것, 그리고 그런 흔적들을 SNS라는 장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그런 과정에서 얻는 피드백들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굳이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자기만족 역시 자기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셀프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절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성향들이 모여서 자신의 ‘취향’ 이 되고 이런 ‘취향’들이 모여서 자신의 ‘성격’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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