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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남자 May 24. 2024

#20200926

“아오 멍청이….. 혼자 똑똑한 척은 다 하면서 가만 보면 멍청이 같은 짓은 뭘 그리 자주 하나 몰라”

“내가 봐도 그런 거 같다. 이젠 잘난 척 같은 거 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야겠어”

“지랄한다… 그게 뭐 말하면 되는 건 줄 아냐? 그것도 나름 타고나야 하는 거야”

“그래서 지금 냉전 중이야? 생일은”

“생일이 문제냐… 아주 메시지에 적힌 글에 배여 죽을 거 같다”

“뭐 그럴 만 하지 멍청이. 근데 너의 그 이상한 능력은 돌아온 거냐?”

“모르지 뭐, 한동안 내가 사고를 안쳐서 발현이 안되었던 건지… 아님 그때만 안된 거였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

“그러니까 그런 요행을 바라지 말고 그냥 계속 잘해.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러고 싶은데 알잖냐… 연애하다 보면 한 번씩 누구나 실수를 하는 거”

“아닌데 난 그런 적 없는데?”

“유부남이 되면 싱글일 때의 기억은 모두 삭제되나 봐~ 결혼의 순 기능이구만”

“너도 해 보면 알아~ 아주 하나도 남김없이 삭제되어 버려. 가끔 그런 때가 있었는지도 잘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ㅋ 근데 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마음은 있고? 지난번 연애가 끝나면서 결혼 생각은 접은 거 아니었어?”

“하긴 지난번 연애의 끝이 결혼일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뭐 그게 내 맘대로 안되더라고”

“그렇긴 해. 아무 생각 없이 결혼을 저질러(?) 버리기엔 넌 이제 너무 늙었어 ㅋ”

“그런가? 넌 그럼 아무 생각 없이 저질러 버린 경우인 거네? 잘 기억하고 있다가 네놈 아내에게 말해 줘야겠다. 다음에 만나면~”

“만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ㅋ 말해도 상관없다~ 내 아내도 그것에 크게 이견을 달진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아주 둘이 잘 만난 거네… 사회 볼 때 더 괴롭혔어야 하는데…”

“무슨 소리야? 그 정도면 충분하지… 어차피 너 결혼할 땐 내가 볼 건데 두렵지 않냐?”

“그때는 그럴 거 같아서 참았는데 ㅋ 지금은 결혼 자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니~ 더 질렀어야 하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사람일 모르는 거다~ 지금 여자 친구랑 하게 될 수도 있을 거고”

“그런가? 하긴 뭐 계획한다고 다 되면 그게 무슨 인생이겠어”

“그래서 생일엔 뭐 할 건데?”

“오후 반차 쓸 거라서 만나서 일단 또 한 번 빌고 저녁 먹고 해야지 뭐”

“아주 기억에 남는 생일이겠어 ㅋ”

“야 근데 말이지…”

“됐어 듣기 싫어. 또 쓸데없는 짓거리 할 거면 말도 꺼내지도 말아”

“그런가? 하긴 쓸데없는 짓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하다. 밥이나 먹자”

“그려 다시 한번 말하는데 하지 말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하지 말아”

“알았어… 이 자식아. 뭐인지 듣지도 않은 주제에”

“안 들어도 알아 무조건 하지 마. 이번에 또 하면 진짜 때린다”


그렇다. 다른 사람 말은 잘 안 듣는 편에 속하지만 친구들 말은 그나마 듣는 편이었는데. 

난 그때 그 녀석의 말을 들어어야만 했다. 다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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