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1
연애 상대자를 고를 때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있다.’ ‘없다’라는 동사와 함께. 하지만 정작 ‘센스가 있다’라는 말이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추상적인 의미만 있을 뿐 누군가에게 명확하게 설명을 해 줄 정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센스’의 정의를 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센스’ 그 자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할 뿐이다. 나는 ‘센스’가 있는 사람은 90% 이상은 타고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더불어 ‘센스 있는 사람’ 이 가지고 있는 특성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이유는 소위 ‘센스가 있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특정한 분야에만 ‘센스’가 있어서 그런 소리를 듣진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센스’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학교에서건, 일을 할 때 건, 심지어 연애를 할 때 건. 이것은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라 여겨진다. 요즘 ‘덕후’라는 말을 많이들 사용한다. 어떤 특정 분야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그 누구보다 그 분야에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이런 사람에게 그 분야에서‘센스가 있다’라고 말을 하진 않는다. 특정 한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깊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 보다는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센스 있는 사람’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덕후’ 적 성향이나 다양한 분야에 두루 관심을 가지는 성향이나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크게 작용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후자의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센스가 있는 사람’ 일 확률이 매우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좀 슬프긴 하지만 ‘센스가 없는 사람’은 자기가 어떤 부분에서 ‘센스’가 없는 지를 정확하게 인지 하지 못한다. 게다가 인지한다고 해도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의 말도 일리는 있다. ‘센스가 없는 것’ 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장애가 되진 않는다. 다만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그들은 그것을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나의 ‘센스 없음’에 힘들어해도 그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따라서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더 최악인 것은 ‘센스’는 누군가 가르쳐 주질 않는다는 점이다. 스스로 경험해 보고 깨우쳐 나가야 하는데 솔직히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도 아닌데 노력하는 경우가 그리 흔하지는 않는 것이 정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센스가 있는 사람’ 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평균 이상의 지식, 그 지식을 뽐낼 타이밍, 그리고 그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 관찰력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내가 주변 여자 사람들에게 남자 사람의 센스를 테스트해 보고 싶을 때 써보라고 하는 과제(?)이다.
겨울에 남자 사람과 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다고 가정해 보자. 들어가서 메뉴를 보고 주문하고 나니 ‘물은 셀프’라는 말이 적혀 있다. 이 상황에서 멀뚱멀뚱 앉아 있는 남자 사람과 지 물만 떠오는 남자 사람은 다시는 안 만나도 무방하기 때문에 경우의 수에서 빼기로 하자. 이건 그냥 답이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평균적인 남자 사람들은 물을 가지러 정수기로 향할 것이다. 그리곤 물을 가지고 올 것이다. 이때 여자를 위한 물은 두 가지 중 하나 일 것이다. 찬물을 떠 오는 경우, 따뜻한 물을 떠 오는 경우. 둘 중 ‘센스가 있는 사람’은 누가 봐도 자명하다. 따뜻한 물을 떠 오는 사람이다. 이건 굉장히 초급 수준의 테스트이지만 그냥 찬물을 떠 오는 남자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행동하는 여자 사람의 수도 어느 정도는 된다. 하지만 여자 사람은 겨울에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번 테스트엔 적합하진 않다. 여기에서 관찰해야 하는 것은 겨울이라는 점, 우리는 실외에서 들어왔다는 점, 여자 사람들은 남자 사람보다 일반적으로 추위를 많이 탄다는 점, 마지막으로 여자 사람 몸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찬물보다는 따듯한 물이 더 좋다는 점이다. 이 테스트에는 타이밍에 관련된 항목은 빠져 있긴 하지만 위에 나열한 사항들을 모두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따뜻한 물을 가지고 올 것이고 이런 상황을 본 여자 사람은‘이 남자 센스 있네’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별로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누군가 에겐 미적분처럼 어려운 일이긴 하다.
나는 ‘후천적으로 채득 한 10%’의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나름 ‘센스 있는 놈’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으면서 살고 있다. 다음번에는 내가 어떤 식으로 ‘센스 있는 놈’ 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해 말 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