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밤, 아이의 숨결이
돌담 사이로 흩어진다.
신을 찾지 못한 채 뛰쳐나와
어둠 속을 달린다.
돌담 그림자에 기대어
작은 짐승처럼 웅크린 아이는
눈물 대신 차가운 공기를 삼킨다.
발바닥의 아픔조차 사라지게 하는
공포, 잡힐까 두렵다.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운 일일까,
그 사실을 그 나이에 알아버린 것이 더 무서운 일일까.
제 스스로 고아원에 가겠다며
엄마에게 자유를 제안하던 아이 때문에
엄마는 떠날 수 없었다.
아이는 어쩌면, 살기 위해
엄마를 붙잡으려는 건 아닐까.
아직도 놓지 못한 기억 속 아홉 살의 밤
별이 필요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