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by 별사람

차가운 겨울밤, 아이의 숨결이

돌담 사이로 흩어진다.


신을 찾지 못한 채 뛰쳐나와

어둠 속을 달린다.


돌담 그림자에 기대어

작은 짐승처럼 웅크린 아이는

눈물 대신 차가운 공기를 삼킨다.


발바닥의 아픔조차 사라지게 하는

공포, 잡힐까 두렵다.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운 일일까,

그 사실을 그 나이에 알아버린 것이 더 무서운 일일까.


제 스스로 고아원에 가겠다며

엄마에게 자유를 제안하던 아이 때문에

엄마는 떠날 수 없었다.


아이는 어쩌면, 살기 위해

엄마를 붙잡으려는 건 아닐까.


아직도 놓지 못한 기억 속 아홉 살의 밤

별이 필요한 밤이었다.






keyword
팔로워 69
작가의 이전글비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