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순간 나는 완벽하게 자유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나는 나의 글에 묶여있지 않고
내가 쓴 이 글을
끌어안고 다독이고 있습니다
설령, 내가 선택한 자유로 인한
어떤 일에 대한 결과가
나를 얽어맨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조차
틈을 찾아내어
애써 조그마한 자유라도
누려보려 합니다
내 삶의 가장자리는
늘 열려있고
그로 인해 나의 세계가
다른 곳으로 밀려나가고
원치 않는 다른 세계가
내게로 비집고 들어온다 해도
나의 자리를 지켜야 할 자는
여전히 나입니다
아무리 극심하게 반항해도
나의 존재가 내가 원하지 않는
그 어디론가로 옮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에도 나는 나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런 나를 확인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언제 멈추어 버릴지도 모르는 글을
오늘도 나는
나만의 턱없이 부족한 언어로
저 숲 속 한 마리의 거미가
집을 짓는 마음으로
내 글을 써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