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해진

아름답던 시절에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우리는 만났고

서로 사랑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 아름다움은 다 사그라지고

그 자리에 원하지 않는 모습이

찾아왔지만 우리 사랑은 여전했고

서로의 부재에 못 견뎌했다


아니, 부재가 아니었다면

그 못 견딤을 사랑인 줄 어찌 알았을까


그것이 타인의 일이었다면

그저 세월이 만든 연민쯤으로

생각하고 말았을 테지


애틋한 기억의 연장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았을 테지


아니, 사랑은 청춘에만 어울리는

아름답고 고운 단어라고

여겼을지도 몰라


이제 헤어졌다 다시 만나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인데도


단지 그가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웃는 듯 마는 듯했는데도


내 마음 어디에선가

태양이 솟아오르고

다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샘물처럼 흘러나는 것


이것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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