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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by 해진

처음에는

새색시처럼

고분고분하게

살포시 내려앉더니

광풍이 더해지자

정신을 잃고

산발한 여인이 된다


고요한

여인의 모습으로

가만가만

숨죽이며

사뿐 거리며

내 마음에 내려앉던

그대

어이해 삭풍에 휘말려

흰머리를 풀었느냐


차마 감추지 못한

설움의 눈물이

흐르고

또 흘러

하얗게

얼어붙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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