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새색시처럼
고분고분하게
살포시 내려앉더니
광풍이 더해지자
정신을 잃고
산발한 여인이 된다
고요한
여인의 모습으로
가만가만
숨죽이며
사뿐 거리며
내 마음에 내려앉던
그대가
어이해 삭풍에 휘말려
흰머리를 풀었느냐
차마 감추지 못한
설움의 눈물이
흐르고
또 흘러
하얗게
얼어붙은 거지
해진이 풀어나가는 삶과 일상, 그리고 반짝이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