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가는 데도
마냥 장승처럼
꼿꼿하게서있는 사람을 본다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 떠오르나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가요
손이라도 내밀고 싶은가요
나는 아니에요
사람 같지 않아 무서워요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에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흔들리며
남에게 들킬까 봐 조바심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나름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이에요
안쓰러울지라도 그런 사람에게도
손은 내밀지 마세요
그 사람은 곧,
혼자서도
바로 설 수 있는 사람이에요
바람 세찬 날
위태로운 비탈에 서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흔들려
반대편으로 갈 수 조차 없는
사람일 수도 있어요.
이쪽저쪽으로 세차게 흔들리다
그 흔들림이 멈추고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모진 바람에 꺾여버려요
그러니 흔들린다는 것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어서는 안 돼요
흔들린다는 것은
스스로 바로 서 보려
안간힘을 쓰는 거예요
오히려
흔들리던 것이
그 흔들림을
한쪽에서 멈추었을 때가
더 위험하답니다
그전에 당신이
그 사람의 손을
꼭 잡아 주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