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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 올드스 Olds Feb 10. 2023

델타 변이 바이러스 (1) <2021.3~8>









시간은 흘렀다. 
바이러스의 시간, 사람의 시간 모두. 그리고 2021. 백신 개발 소식이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었으니까. 그동안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개연성도 출처도 알 수 없는 민간요법(말라리아 치료제, 표백제, 공업용 에탄올, 마늘, 카레, 소금물, 소똥)으로 인류는 글로벌하게 헛짓거리를 해댔다. 백신 개발은 인류가 일상을 잃은 거지 이성을 잃은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한 거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앞서갔다.

미국의 바이든이 말했다. “오늘 대단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날이에요. 백신을  완전히 맞았다면 더 이상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400여 일 만에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었다. 미국 쇼핑몰에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많아졌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는 1만 명이었던 확진자가 500명대로 급감했고 한때 신규 사망자는 0을 기록했다. 백신 효과에 흡족해진 이스라엘 정부는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고 국제선 여객기 운항 제한을 해제했다.       



    

하지만 방역은 항상 열린 결말이었다.

잊고 있던 사실이 있었다. 바이러스에게 ‘변이’라는 재능이 있다는걸. 새로운 이름이 나타났다. 이름은 ‘델타’. 중국 속담처럼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니 사마귀 뒤에 참새가 기다리는 꼴이었다.          




델타(Delta)는 인도 태생이었다.

선배인 중국 바이러스보다 더 뛰어났다. 잠복기가 더 짧고 면역 공격도 더 잘 피했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델타 변이 전파력(기초 감염 재생산지수·R0)을 5~9로 추정했다. 이는  수두 바이러스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여름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 무서워졌다. 

인도에 병동과 산소통이 부족했고 화장(火葬)을 못한 시신은 갠지스 강에 버려졌다. 유럽은 봉쇄를 유지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마스크 해방 11주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CDC는 백신 접종 여부를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길 권고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The war has changed(전쟁의 양상이 바뀌었다)”. ‘멋진 날’을 말했던 바이든은 검은색 마스크를 다시 꼈다.   



         

한편 미 연준(Fed)은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백신이 코로나를 진정시키고 실물경제가 좋아질 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연준이 좋아진 경제를 바탕으로 테이퍼링, 긴축,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계획과 다르게 델타 변이가 백신을 방해했다. 결국 경제 정상화는 미뤄졌고 연준은 양적완화와 낮은 금리를 유지했다. 자산 투자자들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기업의 성장이 꺾일 거라는 절망과 아직 시장에서 파티를 해도 된다는 기쁨과 인플레이션의 씨앗이 심어진 찝찝한 느낌이 서로 엉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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