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갈등을 없애고 환상의 짝꿍으로
간담회나 설문 등을 통해 부실 조직을 들여다보면 리더와의 갈등이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런 부실 조직의 리더는 대개 갈등이 있는 줄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가볍게 여긴 경우다. 여러 사람이 모인 조직은 리더 맘대로 혼자 끌고 갈 수 없다. 리더는 조직 속에서 여러 가지 갈등을 조율하는 존재여야 한다. 특히 뚜렷한 목표가 있는 회사 조직에서 갈등이 많을수록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사람 사는 곳에 갈등 없는 곳은 없다. 따라서 리더는 늘 조직 내 갈등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고 있다면 신속하게 해결하고 나아가 갈등이 나타나기 전에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갈등이 없어야 호흡을 맞출 수가 있다. 리더의 능력이 아무리 훌륭해도 받아들이는 조직원들이 이에 맞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조직원들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리더가 이를 잘 이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므로 한 배를 탄 리더와 조직원은 항상 환상의 짝꿍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를 ‘환상의 짝꿍, 파트너 리더십’이라 한다.
우연한 만남이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다.
살다 보면 우리는 수 없는 만남을 맞이한다. 만남은 의도적으로 만나기 위해 만나는 만남도 있지만 대부분 만남은 우연으로 시작한다. 노사연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고 노래하지만 역설적으로 대부분 만남이 우연으로 시작됨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우연하게 시작된 만남이지만 어떤 만남은 서로 환상의 짝꿍이 되어 역사를 바꿔 놓는 만남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만남은 서로에게 상처만 주어 끝내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한다.
내가 가끔 우화처럼 들려주는 환상의 짝꿍이 된 만남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역사에 근거한 정사라기보다 역사적 사실에 살을 붙여 만든 것임을 미리 밝혀 둔다.
만남 1-원효와 의상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고승으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있다. 나이는 원효대사가 의상대사보다 8살이 많았지만 둘은 동문수학하던 사이였다. 그 당시에도 해외유학이 유행했던 모양이다. 총명했던 두 젊은 승려도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당나라 유학 길에 올랐다. 당시 당나라로 가는 길은 경주에서 출발해 충남 당진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경로였다. 경주에서 당진까지의 길이야 지금은 고속버스로 이동해도 하루 안에 도착할 길이지만 그 당시는 몇 날 며칠을 걸어야 했다. 몇 날 며칠을 걸어가는 중에 그 유명한 해골 물 사건이 일어났다. 한 밤중 어둠 속에서 그리 달게 마셨던 물이 아침에 보니 썩은 해골 물이었음을 알고 의상은 구역질을 하며 토해 냈다. 하지만 뭔가 크게 깨달은 원효는 의상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 모금 해골 물을 마시는 신공을 보여준다. 해골물은 시원하게 들이켠 원효는 미소를 지으며 당나라 유학 포기 선언을 한다. 이 모습을 넋이 빠져 지켜보던 의상은 조용히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대단하십니다’ 한마디를 던지고 홀로 당나라로 떠나게 된다. 당나라에 간 의상은 원효가 준 자극 때문인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여 큰스님이 되었다.
원효와 의상의 만남을 생각해 본다. 의상에게 원효가 없었다면 그가 큰스님이 될 수 있었을까? 원효 또한 의상 같은 큰 그릇이 있어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만남 2-원효와 요석공주 그리고 설총
신라로 돌아온 원효는 대중집회를 통해 깨달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원효의 대중집회는 대단한 인기였는데 지금으로 치자면 K팝으로 세계를 흔든 BTS급쯤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원효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그 소식이 궁에 있던 요석공주에게 들어갔다. 요석공주는 장안의 스타 원효에게 만나고 싶다는 연통을 했다. 하지만 원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아미(BTS팬클럽) 면 영원한 아미가 되듯이 요석공주의 팬심은 식을 줄 몰랐다. 요석은 공주의 신분을 활용해 집요하게 팬레터 공략을 해댔다. 결국 원효도 무너졌다. 경주 최고의 스타 원효와 미모의 요석공주는 첫 만남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원효는 결국 파계를 선택했다. 최고 월드스타급 커플의 결합으로 태어난 아이가 있었으니 그 아이가 바로 설총이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공부한 ‘이두’를 발명한 그 설총이 원효와 요석공주의 아들이다. 원효가 끝까지 요석공주와의 만남을 거부했다면 설총은 태어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이두는 발명되지 못했을 것이다. 원효와 의상의 만남, 원효와 요석공주의 만남, 이들의 우연한 만남이 역사를 바꾸었다.
환상의 짝꿍, 파트너 리더십 만들기
조직에서 만남은 대부분 우연한 만남이다. 회사를 입사할 때 어떤 사람을 만나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명품 리더는 이 우연한 만남을 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만남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를 ‘환상의 짝꿍, 파트너 리더십’이라 한다. 방시혁과 BTS의 만남처럼 박지성 선수와 히딩크 감독, 유재석과 박명수의 만남처럼 ‘환상의 짝꿍, 파트너 리더십’을 만들면 명품리더가 되고 조직도 명품 조직이 된다.
이를 위해서 다음 3가지를 지켜야 하는데 바로 소탐대실(小貪大失), 자리이타(自利利他),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이다.
먼저 리더는 소탐대실(小貪大失) 하지 말아야 한다. 말 그대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게 된다. 특히 리더는 돈 관리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공평해야 한다. 부실 조직에 들어가 보면 바로 리더의 작은 돈 문제로 조직원과 갈등이 깊어진 경우를 많이 본다. 자기 이익에 급급한 작은 돈문제는 리더십에 치명타가 된다. 작은 것(작은 돈)을 탐하다가 큰 것(조직 자체)을 잃는 경우가 발생한다. 명품리더가 되려면 소탐대실하지 말고 베풀어야 한다. 소탐(小貪) 하지 않으면 성과라는 큰 선물이 오게 되어 있다.
두 번째 지켜야 할 것은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이다. 자리이타는 불경에 나오는 말로 자신의 이로움이 곧 남의 이로움이다라는 의미다. 나의 이로움만 따지지 말고 남의 이로움을 생각하는 것이 곧 나의 이로움이 된다는 말로 내가 잘되면 너도 잘되고 네가 잘되면 나도 잘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직원 먼저 생각하고 조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진심으로 이끌어 줄 때 그것이 리더 자신을 위한 길이다. 눈앞에 자신의 작은 이익에 눈멀지 말고 멀리 보고 조직원을 품어야 한다. 나는 이 자리이타 리더십을 상생의 리더십이라 칭한다. 명품 조직의 리더는 상생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상생의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은 경쟁의 사고를 통해 이기려고만 하지 함께 살아갈 방법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에 신당동 떡볶이 집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신당동에는 ‘며느리도 몰라’라는 떡볶이 집이 있는데 그 옆집에 내건 간판이 걸작이다. 그 옆집 간판에는 ‘이미 알아버린 며느리’라는 간판이 달려 있다. 앞에서 말한 전략적 사고로 찾아낸 기막힌 간판이다. 먼저 ‘며느리도 몰라’ 집 떡볶이 맛을 본 고객들은 ‘이미 알아버린 며느리’ 집의 떡볶이 맛을 보고 싶을 것이고, ‘이미 알아버린 며느리’ 집을 먼저 가본 고객은 ‘며느리도 몰라’ 집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간판 하나가 서로 상생하는 관계를 만든 것이다. 자리이타 정신이 두 집을 살렸다.
세 번째는 이심전심(以心傳心)하는 마음이다. 불교에서 유래한 염화미소와 같은 의미이다. 석가가 설법 중에 연꽃을 들어 보였는데 가섭 만이 그 뜻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 다시 말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여 서로 알 수 있어야 ‘환상의 짝꿍, 파트너 리더십’을 만 들 수 있다. 조직에서는 특히 목표에 대해 이심전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조직의 목표에 대해 한 방향을 보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을 소집훈련한다는 것은 기술 훈련이나 몸만들기 훈련보다는 바로 선수들 간의 이심전심 호흡 맞추기에 있다. 경기에 들어서면 굳이 말하지 않고도 골을 넣기 위해 이심전심으로 경기에 집중해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도 운동경기와 마찬가지이다. 리더와 조직원, 조직원과 조직원들 간의 이심전심 호흡이 없다면 그 조직은 언제나 분란으로 시끄러울 것이다. 이심전심 호흡이 맞지 않는 조직이 부실 조직이다.
우리는 모든 만남을 선택적으로 가질 수 없다. 좋든 싫든 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살아야 한다. 조직관리도 마찬가지다. 항상 우연한 만남의 연속선 상에 있다. 좋기만 해서 만나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미워하기 위해서 만나는 것도 아닌 만남을 환상의 만남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명품리더가 가야 할 길이다.
우연한 만남이 역사를 바꾼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자리이타(自利利他),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으로 오늘 시작한 우연한 만남이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