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그릇 만들기
‘큰 그릇이 되자. 옹졸한 그릇 말고’
어떤 한 가지에 탁월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다양한 사람을 담을 수 있는 품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교 앞 주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어느 날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매일 보는 술판들인데 그날은 그 잔치판이 우리 사는 세상 같아 보였다. 술판이 벌어지니 식탁 위에는 우리 사는 세상처럼 이 술병 저 술병, 이 그릇 저 그릇이 저마다 모양대로 크기대로 제 멋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잔치판이 끝나니 그리 잘난 이 술병 저 술병, 이 그릇 저 그릇들도 결국 아주머니의 쟁반 한판에 담겨 치워 졌다. 식탁 위에서는 각자 제멋을 자랑하지만 결국 큰 그릇 하나에 담겨 가는 것을 보면서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저 쟁반처럼 품 넓은 큰 그릇이 되어야 다양한 사람들을 담을 수 있겠지’ 이 구절을 나는 지금까지도 가슴에 담아 살고 있다. 지금 생각하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기특하기까지 하다.
명품 조직 만들기 교육자료 중 ‘명품 그릇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리더라면 크고 품이 넓은 그릇이 되어야 다양한 사람들을 품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교육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이런저런 다양한 사람을 담아야 하는 일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넓은 마음으로 품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리더는 담을 수 있는 넓음이 있어야 하고, 품을 수 있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 회사 조직에서 리더의 그릇이 작으면 뛰어난 직원이 있다 해도 담을 수 없고 품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조직을 떠나게 된다.
부실 조직의 갈등 대부분은 리더들의 품이 작은 옹졸함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옹졸한 그릇이라 큰 그릇이 될 부하직원을 품지 못하니 조직 내 불만이 쌓이게 된다. 그 불만들이 쌓이게 되면 퇴사로 이어지거나 수면 아래로 잠복하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된다. 옹졸한 리더들은 그 옹졸함 때문에 발생하는 퇴사조차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조직 내 쌓여 있는 조직원들의 불만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담을 준비와 품을 자세가 덜 되어 있는 리더 조직이 부실 조직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조직의 성장은 리더의 그릇 크기를 넘을 수 없다. 옹졸한 리더는 장차 큰 그릇이 될 재목이 들어온다고 해도 그 인재를 담을 수 없기에 그 인재는 결국 그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다.
리더의 그릇 크기 중요성에 대한 예를 하나 소개해 보겠다. 신규 조직에 부임하고 첫 방문지로 종종 영업소 단위에서 전국 1등을 하던 조직을 방문한 적이 있다. 우수조직으로 알고 방문했는데 간담회를 해보니 내부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품고 있었다. 그 조직원 중 한 명은 개인 성과로 매월 전국 10위 안에 드는 우수성과자였는데 리더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더 이상은 이 조직에서 일하지 못하겠으니 전배를 시켜주든지 아니면 퇴사를 하겠다고 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해당 리더와 면담을 해보니 리더의 사고에 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리더의 그릇이 너무 옹졸해 그 우수직원을 담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해당 리더 생각은 다 자기 때문에 그 직원이 우수성과자가 된 것이지 그 직원은 절대 우수성과자가 될 재목이 아니라는 거였다. 리더가 이런 생각으로 그 직원을 대하니 열정적이고 꿈이 컸던 그 우수사원은 그 조직에서는 더 크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게 되었고 사소한 일들로 의견 충돌이 나면서 아예 마음을 접고 있는 중이었다. 그 리더에게 넓은 마음으로 품어야 한다는 것과 그렇지 않으면 아마 퇴사할 것이라고 충고를 해주었으나 수긍하지 않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우수사원은 한 달 후 경쟁사로 이직해 버렸다. 알아듣게 설명을 했는데도 옹졸한 그릇인 그 리더는 말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그 우수사원을 닦달했던 모양이었다. 역량 있는 큰 인재를 리더의 작은 그릇이 담지 못하고 결국 조직을 떠나게 한 나쁜 사례다.
리더의 옹졸한 사고는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옛날 아테네 교외에 살던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도둑이 길가는 나그네를 잡아다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길면 다리를 잘라 죽였고 침대보다 짧으면 다리를 늘려 죽였다는 신화에서 나온 말이다. 옹졸한 리더는 넓게 담지 못하고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자기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 인재들의 넘치는 재능을 잘라 버린다. 또한 조금 부족한 조직원들은 잘 이끌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단을 잘못하니 교육도 안되고 조직관리가 전혀 안 되어 결국 도태시킨다.
조직의 성과는 리더의 그릇 크기를 넘지 못한다. 리더의 그릇 크기만큼, 그 그릇에 담긴 만큼 조직은 풍족해진다. 그렇다면 리더들이 그릇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고 저절로 커지는 그릇은 없다. 나는 조직관리자라면 적어도 한 달에 책 한 권 이상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리더들은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다. 영혼의 성장을 돕는 책 읽기를 하지 않는 리더는 결국 조직관리 스킬만 늘어 시간이 지나면 닳고 닳은 꼰대 관리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런 리더가 어떻게 쓸만한 인재를 키워내고 조직을 키워 내겠는가? 명품 조직 리더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매일 공부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조직원들도 그를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큰 그릇이 되어라. 그래야 모두 담을 수 있다’
조직 내에 큰 그릇이 될 인재들은 지금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 위에 앉아있다고 내 미래까지 우습게 보지 마라. 난 넓게 보지 못하는 당신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당신의 옹졸함에 휘둘릴 만큼 난 어리석지 않다. 당신처럼 옹졸한 그릇은 존경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조직에 큰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