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산대첩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모두 다 아는 내용의 영화다.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인 영화다.
세상의 어떤 전쟁도 승리의 달콤함만 있는 건 아니다. 전쟁은 죽음과 공포의 총체다. 지금으로부터 430여 년 전 있었던 침략전쟁인 임진왜란도 그랬다. 우리는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승리만 기억할 뿐 그 침략전쟁의 비참함과 민중들이 가졌을 공포감을 짐작하지 못한다. 전쟁에 참여했던 일반병사들의 공포와 참혹함, 그리고 어두컴컴한 배 밑바닥에서 상황도 모른 체 명령에 따라 거센 물살을 가르며 맨몸으로 노를 저어야 했던 격노꾼들의 고통과 공포는 가늠조차 하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눈에 들었던 장면은 이름 모를 조선 수군들과 배 밑 격노꾼들의 참혹함과 공포감이었다. 감독이 의도했는지 모르지만 자주 나오는 격노꾼들의 모습이 참혹한 전쟁상황을 잘 설명하는 것 같았다.
2. 명량의 이순신보다 한산의 이순신이 더 현실감이 왔다.
명량에서 보았던 최민식의 이순신 장군보다 이번 한산에서 그려진 박해일의 이순신이 더 맘에 든다. 어느 영화평을 보니 실제 한산대첩 당시 이순신 나이가 45세 정도였는데 박해일의 나이대가 비슷해서 더 현실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전쟁에 나선 장수가 오로지 전투의 승리에만 집중하는 모습, 진짜 이순신도 그랬을 듯싶다. 3편 ‘노량’의 이순신은 김윤석 배우가 맡았다는데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 궁금하다.
3. 리더십은 행동과 성과로
수많은 리더십 강의를 듣는다 해도 이 영화 속 이순신의 일거수일투족 만한 리더십 교육은 없다.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대사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이순신은 대사보다 의연한 모습과 그저 상황 전개를 통해 내용을 충분히 전달한다. 스토리 중심으로 영화를 보았던 습으로 영화를 본다면 집중에 방해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 영화는 스토리야 이미 알고 있을 테니 그냥 눈으로 마음으로 즐겨 보시길...
붙임 말: 군대도 안 다녀온 자가 철딱서니 없이 선제타격이니 어쩌니 평화를 위협하는 발언을 하며 이 나라 리더 자리에 앉아 있다. 세상에 아름다운 전쟁, 승리의 달콤함 같은 전쟁은 없다. 만일 이 자가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 속 이름 없는 수군, 격노꾼들 입장으로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