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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08. 2024

도대체 축구가 뭐라고?

희망을 만드는 둥근 공

도대체 축구가 뭐라고?

아시안컵 4강 탈락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일부에서는 겨우 축구 경기 가지고 뭘 그리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며 나무란다. 그럴 관심은 나라 돌아가는 꼴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다. 일면 수긍이 가는 얘기다.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 하지만 축구는 축구 그 이상의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다. 내가 축구팬을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축구전문가도 아니지만 지금 많은 축구팬들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몇 마디 할까 한다. 졸저 ‘축빠와 냄비팬의 희망어시스트’에 썼던 축구가 주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소환해 본다.

혹시 ‘외다리축구단’을 들어보았는가?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벌어진 지독한 내전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고 인구의 4분의 3이 난민이 되어 떠돌게 된 아프리카의 가장 가난한 나라 시에라리온의 이야기이다. 지난 2006년 KBS스페셜 ‘종교가 된 스포츠, 아프리카 축구’ 편에 방송되었던 내용이다. 그곳에는 반군의 악명 높은 절단 행위 등으로 불구가 된 사람만 2만 명이 넘었고, 내전에 의한 총상 등 부상에 의한 장애인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은 목발을 짚고 외다리축구단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축구를 한다. 하지만 시에라리온에는 그들을 지원할 예산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몸을 부딪치며 한쪽 다리 대신 한쪽 팔로 버티면서 축구를 했다. “이 정도로 비관하지 않습니다. 모든 걸 다 잃은 건 아니니까요”라고 말하는 외다리축구 선수의 말이 그들의 축구에 대한 희망을 대변해 준다. 내전으로 폐허가 되고 그 상처로 육체도 온전치 못한 외다리 그들에게 그나마 축구가 유일한 희망의 작은 빛이기 때문이었다. 지독한 내전으로 인한 상처를 ‘외다리축구단’은 그렇게 축구를 통해 치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절망의 끝에서 그저 둥근 공 하나가 삶의 희망을 갖게 해 준 유일한 끈이 되었다. 축구는 이와 같이 전쟁으로 인한 절망, 가난과 장애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희망이 공이 된다. 

외다리축구단:시에라리온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축구는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 전쟁과 질병 가난으로부터 그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삶 자체가 별 희망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축구공 하나는 그들의 희망이 되고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블랙 다이아몬드’라 불리던 아프리카의 축구 영웅 조지 웨아(George Tawlon Oppong Ousman Weah 1966년~)는 수많은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희망이었다. 그는 유럽이나 남미대륙 외 다른 대륙에서 발롱도르상을 수상한 최초의 선수였다. 그는 지금 이강인이 뛰고 있는 PSG를 거쳐 1995년 세리에 A의 AC밀란 선수로 뛰며 FIFA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조지웨아는 라이베리아 사람이다. 라이베리아는 1980년 말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인구 300만 명 중 20만 명이 죽고 8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아프리카 최빈국이기도 하다. 그는 가난한 자기 조국을 위해 자신이 번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였다. 가난하고 병든 조국의 아이들을 위하여 병원을 지었고, 고아를 입양하기도 했으며 학교도 세웠다. 그는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조국의 위해 정치인으로 변신하였으며 대통령까지 지냈다. 그는 수많은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별과 같은 존재이다. 수많은 아프리카 아이들은 그를 보며 축구를 통해 꿈을 꾸었고 많은 선수들이 실제 그들의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많은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은 조지웨아를 따라 가난한 자기 조국을 위해 번 돈을 쓰고 있다. 토고의 에마뉴엘 아데바요르,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그들이다. 축구가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희망의 언어가 되었던 것이다. 


2010년 대지진과 계속되는 정치불안으로 인한 내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카리브해의 작은 나라 아이티에서 축구를 통해 희망을 만들었던 사례는 유명하다. 당시 ‘아이티 내전 상황에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방문해 친선경기를 가졌다. 브라질만큼 축구에 열광하는 아이티에서 내전을 벌이던 반군을 상대로 총기와 경기 입장권을 교환해 줌으로써 분쟁 억제에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출처 ‘22억 원짜리 축구공’ 이재형 저) 축구는 이와 같이 내전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는 도구로 활용되어 인류의 평화 증진에 기여하기도 한다. 

희망을 만드는 둥근 공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원시적인 운동 경기 축구는 운동 그 이상의 영향력을 가졌다. 축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아픔을 잊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 수도 있고, 가난과 절망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진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짓이 되기도 한다. 또한 축구는 인류 평화의 등불이 되어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다만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일부 축구장사꾼들은 경계해야 한다.  


축구는 단순한 운동 경기 하나가 아니다. 축구는 희망을 만드는 둥근 공이다. 그러니 이번 아시안컵 탈락에 대해 그저 단순한 축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퍽퍽한 삶, 그나마 축구로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었는데 그걸 빼앗아 갔으니 지금 이렇게 떠들썩한 것이다. 


그러니 제발 축협은 축구장사 그만하고 아웃!  클린스만감독도 이제 그만 내려오시길…

관련 글 더보기: https://blog.naver.com/junbh1/223346927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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