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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르 Apr 11. 2021

20210411 미라클 모닝 체험후기

새벽이 가진 에너지에 대하여



엄마를 닮아 잠이 많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고 최소 7시간, 평균 8시간은 자야 몸이든 뇌든 정상 동작을 한다. 원래부터 잠이 많았느냐하면 선천적으로 잠이 많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올해 초, 돌콩님의 유튜브를 보고 자극받아 시작한 미라클 모닝은 나를 약 한달반정도 새벽 5시기상을 하게했다. 새벽시간에 꾸역꾸역 일어나 약 1시간정도 땀흘리며 운동을 하고있노라면 이 세상 나만큼 부지런한 사람 손에 꼽겠지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세상 사람들을 일찍 일어나는 순서대로 정렬해보면 꽤 상위에 있겠지, 그리고 그 일찍 일어나는 순서가 인생의 서열을 결정해 주기라도 하듯 한동안 일찍 일어나기에 매진했다.



안타까운 것은 일찍 일어고자하는 의지까지는 좋았으나, 80% 이상 개운한 컨디션이 아니라 대부분 굉장히 피곤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는 점이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단 첫 번째 원인은 절대적 수면 시간이 부족했고 두 번째 원인은 저녁에 먹고 자는 약 기운이 아침까지 이어져 뇌를 피곤하고 무겁게했다. 어떻게든 있는 힘을 다해 운동을 하고 아무리 땀을 열심히 흘려도, 운동이 끝난 후 책상에 앉아 명상을 하려고하면 졸기 일쑤였고 (졸아버리는 나를 자책하고 또 자책하고), 아침부터 피곤한 하루는 전체적인 하루의 생산성을 떨어트렸다. 설상가상 아이의 자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고, 가끔은 너무 늦었으니 자연스럽게 목표한 저녁 10시에 자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되었다. 여러모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소진된 상태에서 자꾸 우울이 찾아왔고, 나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나만의 취침패턴으로 슬금슬금 돌아오기 시작했다. 결국 3주정도가 지난 지금의 나는, 저녁 11시취침 아침7시 기상을 한다. 지금의 7시 기상도 짜증날 정도로 일어나기 힘든데, 이전 새벽 5시의 깜깜한 기상알람은 어떻게 그렇게 벌떡벌떡 일어났는 지 나 자신이 불가사의하다. 아마 아침에 일어나서 OO해야지 하는 그 의욕이 나를 일으켜 움직이게 만들었던것 같다.


다만 짧았던 미라클 모닝이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이 있다.

나는 아침명상을 위해 4가지 비전보드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다' 였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싶었다. 그리고 미라클 모닝을 한지 한 달 만에 나는 팀장이 되었다. 우연의 일치라고는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이다. 나는 그것이 미라클 모닝 덕분이라고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라클모닝을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 현재 약을 먹고 있고, 아기를 재워야 내가 잠들 수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체력이든 정신이든 온전히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언젠가는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 중간에 실패하더라도, 또 도전하고, 도전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는 같은 24시간의 패턴을 앞으로 당기느냐, 뒤로 미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새벽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믿기 때문이다.



목표가 내게로 다가오고 있다고 자기 암시하면서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던 시간들, 새벽의 고요한 공기를 가르며 요가를 하고, 사이클을 타면서 보내던 짧았던 한달 반이 헛되지만은 않았다. 자기확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게 해주고, 목표에 매진하게 만들었던 혼자만의 새벽시간이 벌써부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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