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옆에 열산 난 아이가 쌕쌕 코를 골며 자고 있어요
어제 펑펑 내린 함박눈을 보고 똥강아지처럼 신이 나서 뛰어나간 뒤
땀 때문인지 눈 때문인지 알 수 없게 흠뻑 젖은 채로
흠뻑 젖은 친구를 데려 왔어요
두 마리 생쥐는 발가벗고
한 시간을 욕실에서 작은 구름으로 피어나는
비누 거품처럼 깔깔거렸어요
열두 시에 방에 불을 꺼줬는데
새벽 두 시가 다되서까지
생쥐 두 마리가 찍찍대는 소리를 들었어요
춥진 않은지 이불을 차진 않았는지 왔다 갔다 하다
그만 저는 날이 새는 걸 보고 잠이 들었죠
두 생쥐는
어느새 깨서는 달그락 탁탁 구운 계란을 까먹고 있었어요
새벽에 잠이 들어 새벽녘에 깬 아이들의 얼굴은 달님을 삼킨 듯 밝게 빛이 났지만
눈 밑으로 달님의 그림자가 까맣게 그려져 있었어요
둘은 마주 보고 그래도 좋다고 깔깔거려요
한참을 놀다 친구 쥐가 집으로 돌아갔어요
해님은 더 놀자며 아이의 머리 위를 노니는데
아이는 나 몰라라 건전지를 쏙 빼놓은 것처럼
순식간에 까무룩 잠들었어요
제 옆에 열산 난 아이가 쌕쌕 코를 골며 자고 있어요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가 제일 좋아' 하며
이쁜 꿈을 꾸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