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괜찮다고 말했다
손이 베인체로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태로(강아지) 앞에서
너의 말랑한 코가 씰룩대며
정말 괜찮냐고 묻는 것만 같아서
그렇다고
눈 맞추고 말해주었다
게임을 하다 말고
아들이 나왔다
같이하던 신랑이 나왔다
둘 다 새까만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져있다
베인체로 웃어 보였다
몇 발자국 걸어가 맥주를 꺼내며
다시 한번 씽긋 웃어 보였다
얼마나 차가운지 볼에 대어 보았다
됐다
가늘게 길어진 피는 멈췄고
난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캔맥주는 시원하다
신랑은 밴드를 찾고
아들은 엄마 옆에 찰싹 달라붙고
김치냉장고의 캔맥주는 이가 시릴 만큼 시원하고
내게 행복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