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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an 13. 2021

나른한 행복

누워서 먹다만 과자를 옆에 두고

그렇게 잠들고 싶다

양치질에 쫓겨 달아난 잠을

데려오기까지

다시 온 밤을 헤매야 하므로

어쩌다 한 번은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고 싶다


어느 추운 겨울

따뜻한 온기가 있는 바닥에

배 깔고 누워

재미난 소설을 읽다가

책 속에 얼굴을 파묻고

나도 모르게

까무룩 잠들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배고 곤히 자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내 등에 살포시 기댄 쓸쓸함을

폭신한 이불로 슬며시 덮어주었으면 좋겠다


강아지 태로가 어느 순간 다가와

내 옆구리에 제 토실한 엉덩이의 온기를 맞대고

쌕쌕이는 소리와 잠이 들면

작지도 크지도 않은 호흡에 안도하며

더 깊은 잠으로 빠져들고 싶다


스스로 무수히 만들어 놓은

강박과도 같은 규칙 속에

꽁꽁 숨은 나른한 행복을 모조리 찾아내어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달콤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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