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먹다만 과자를 옆에 두고
그렇게 잠들고 싶다
양치질에 쫓겨 달아난 잠을
데려오기까지
다시 온 밤을 헤매야 하므로
어쩌다 한 번은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고 싶다
어느 추운 겨울
따뜻한 온기가 있는 바닥에
배 깔고 누워
재미난 소설을 읽다가
책 속에 얼굴을 파묻고
나도 모르게
까무룩 잠들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배고 곤히 자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내 등에 살포시 기댄 쓸쓸함을
폭신한 이불로 슬며시 덮어주었으면 좋겠다
강아지 태로가 어느 순간 다가와
내 옆구리에 제 토실한 엉덩이의 온기를 맞대고
쌕쌕이는 소리와 잠이 들면
작지도 크지도 않은 호흡에 안도하며
더 깊은 잠으로 빠져들고 싶다
내 스스로 무수히 만들어 놓은
강박과도 같은 규칙 속에
꽁꽁 숨은 나른한 행복을 모조리 찾아내어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달콤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