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겼다. 이렇게 신기할 수가.
-K작가이야기4-
2뿌리
동생이 생겼다.
이렇게 신기할 수가.
나보다 작은 발, 나보다 작은 손, 나보다 작은 코와 입. 거의 없는 머리털.
엄마아빠는 나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긴 거란다. 그런데 내 친구는 아직 말을 못한다.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씹어먹을 줄도 모른다. 내가 조금만 건들면 엉엉 운다.
그래서 가끔 짜증도 난다.
그리고, 엄마아빠가 동생에게 신경을 더 많이 쏟는 것 같다. 점점 집안에는 동생의 물건들이 많아 지고, 나보다 동생을 더 많이 안아준다.
괜히 입이 대빨나온다.
쟤는 하루 24간중 반나절을 잠만 자는데, 부모님은 저런 아기가 뭐가 예쁘다고 자꾸만 들처업는지.
흥.
쟤는 어디서 뿅 하고 나와선, 괜히 나를 심통나게 하는거야?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랑 조금 닮았다. 눈도 코도 얼굴형도.
가만 보니 웃는 것도 귀엽다. 아장아장 기며 날 따라오는 것이, 날 많이 좋아하나보다.
엄마를 따라서 젖병을 물려줬더니 쪽쪽 빨아먹는다. 그 눈망울이 너무나도 선하고 맑아보인다.
아빠 말대로,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랬었다.
너와는 정말로 지독하게도 많이 싸웠다.
아버지 어머니가 출근을 하시고 둘만 남는 날이면 여지 없이 싸움이 일어났지.
부모님이 안 계실 뿐이겠냐, 가족끼리 놀러가서도, 집에 온 가족이 함께 있는 날도
뭐가 그렇게 서로에게 잘못을 했던지. 그렇게 죽일 듯이 소리를 지르고 싸웠다.
그래서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둘다 표정이 뚱해가지고는 찍은 것이 더러있다.
대부분이 삐쳤거나 싸우고난 직후란다.
귀엽기도하지. 싸우고 감정상했어도 부모님이 사진찍자니깐 찍은 것좀 보게.
‘나 기분 나뻐!’
하는게 얼굴 가득이다.
사실, 싸운 이유는 별로 생각이 나질 않는다. 거의 별것 아니겠지.
티비에서 하는 히어로 만화영화를 보고 따라하다가 서로 영웅을 하겠다고 다투기도하고.
내 과자 먹었다고 몇 대 쥐어박다가 싸우고, 내 장난감에 손댔다고 울기도 했겠지.
둘이 싸우다가 안되면 엄마에게 이르고 아빠에게 이르고.
결국에는 둘다 벌을 섰지. 그러면 또 투덜거리며 한마디씩해.
“얘가 먼저 그랬다구요!”
뻔하기도 해라. 다 커서도 부모님한테 혼나면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시키곤 했는데, 어릴 때는 오죽했을까.
그러면 손바닥 한 대씩을 더 맞고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기도 했지.
“너는 누나(오빠) 니까 참아야지!” “동생이 누나(오빠) 한테 그러면 써!!”
그랬었지.
참 많이 싸우고, 참 많이 토라지고, 참 많이 미워했다. 그만큼 우린 돈독해졌지만 말이야.
사랑하는 내 동생.
최근에 동생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오늘 어떤 꼬마 형제를 봤는데, 형이 동생을 그렇게 괴롭히는거야. 먹을 것도 자기만 먹고, 동생한테 괜히 틱틱대고. 그 동생이 너무 불쌍한거 있지. 꼭 우리 어릴적을 보는거 같았어.”
“.................. 음?”
싸우자 동생자식.
내 인생의 첫 교육과정.
유치원.
처음으로 규율이 적용되고, 통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아침에 유치원에 가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사실 K작가는 모든 정규과정을 싫어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공부하기 싫어했다.)
유치원의 아침은 생각보다 일찍 시작된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침 7시쯤에 일어났던 걸로 기억한다. 5~6세의 어린이가 아침 7시에 일어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그것 보다도 더 싫은 것은 엄마아빠와의 일시적인 이별이였다. 날 유치원에 두고가는 부모님이 미웠다.
왜 여기, 낯선 이곳에 날 두고 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낯선 아이들, 낯선 어른들, 낯선 공간과 낯선 음식. 그안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나는 바른반에 속하여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정해진 시간에 낮잠을 잔다.
모든 일과를 소화하고 하면 엄마의 퇴근을 기다린다.
우리 엄마는 항상 다른 엄마들보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정도 늦게 왔다.
목이 빠져라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1초, 2초, 3초... 초침은 왜이렇게 늦게만 가는지.
친구들은 하나 둘씩 집에 가는데, 나는 왜 아직도 여기에 남아있는건지.
엄마는 어디쯤인지. 날 두고 도망간건 아닌지.
어린 6살 아이의 가슴속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딸랑-
“어머니 오셨다~!”
나는 한달음에 뛰어가 엄마의 품에 안긴다.
자랑하고 싶었다.
엄마 없이도 이렇게 오랜시간을 혼자서 잘 보냈다고, 엄마 없다고 울지도 보채지도 않고 잘 참아냈다고, 칭찬해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루종일 잘 있었냐는 엄마의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이라고 했지만, 사실 5시 이후로는 시계만 들여다보며 엄마만 기다렸다.
엄마의 발자국소리. 엄마의 음성만 기다렸다.
후에 친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지만 5시 즈음부터 시계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건 변함이 없었다.
유치원적 사진을 보면 다들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것.
합동 생일 파티.
흡사, 대기업 만찬자리 같다.
어르신들 동네 잔치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웃기면서도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