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대 1씨앗 K작가이야기3

난 겨울을 싫어했고, 또 좋아했다

by 지크피디 ByJIKPD

-K작가이야기3-

난 겨울을 싫어했고, 또 좋아했다.

우선은 살을 애는 것 같은 바람이 주는 추위가 너무 싫었다. 해가 늦게 뜨고 빨리 뜨는 것도 싫었다. 사람이 늘어진다고나 할까. 어릴 때는 그런 건 당연히 몰랐겠지만, 아무튼 난 추운 걸 너무나도 싫어했다. 꽁꽁 싸매고 나가는 것도 귀찮았고, 손이 시려운 것도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12월은 내 생일이였다.

1년 중 가장 추운 계절, 가장 따뜻하고 또 소란스러운 하루.

내 생일.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에 가면 주변에 몇몇 내 생일을 아는 친구들은 내 생일을 축하해 주곤 했다. 선물도 주고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생일날이면 술한잔하면서 조금은 비싼 물건들을 주고 받지만 그때는 학용품이나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 정도였다.

간혹 돈으로 주는 애도 있었는데 그래봐야 500원이였다.

그래도 기분 좋았다. 그 때 당시 500원이면 문구점에서 사고 싶은 건 웬만큼 다 살 수 있었으니까.

소소한 선물을 한아름 안고 집에 들어오면, 인제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쯤 돼서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하거나 가족들과 케잌에 촛불을 붙이고 오순도순 모여 웃음꽃을 피웠던게 기억난다. 하지만 이건 대부분 초등학교적 기억이고 그 전에 훨씬 어렸을 때에는.... 사실 그것들이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진 않는다.

선물은 무얼 받았는지, 어딜 놀러갔는지 어떤 기억도 없다. 다만 이것 하나가 머릿속에 또렷히 남아있다.

아침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엄마의 손에 이끌려 안방으로 향하면

그 곳엔 어머니가 손수하신 떡 몇 개와 깨끗한 물 한사발이 상 위에 놓여있었다.

“이게 뭐야?”

“삼신할머니한테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는거야.”

“삼신할머니? 그게 누군데?”

“네가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도와주신분이야.”

“그 할머니는 어디있는데? 이거 먹으러와?”

“할머니는 하늘에 계시지. 우리가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면 몰래 드시러오실거야”


물론, 다 큰 지금은 삼신할머니께 감사인사를 드리지 않지만

초등학교 6학년때 까지는 매 생일 마다 그랬던 기억이 난다.

삼신할머니 상에 올린 떡을 오물오물 씹으면서 밖으로 나오면, 정성스럽게 끓인 미역국이 놓여있었다. 어릴 적에는 생일날에 미역국을 먹는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훌쩍 커버린 지금은, 생일 쯔음해서 고향에 내려가면 어머니가 해주는 미역국에 마음이 울컥한다.

대학시절에는


“다 커서 타지에 혼자 나가있느라 생일날 미역국도 못먹었지.”

라며 주변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가 직접 내 자취방에 찾아와 끓여주고 간 일도 있었는데

그 때 티는 안 냈지만 정말 고마웠다. ‘미역국’이라는게 약 20년간은 불변의 법칙인 마냥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였는데..

성인이 되어서 혼자 나와 살아보니 ‘미역국’이라는 것이 단순히 생일날 으레 먹는 국의 의미를 넘어서 나에게 다가왔다.


20년간 부모님 밑에 있던 나.

경제적인 독립, 정신적인 독립 등 내가 독립해야 할 것은 많지만 그 중,

‘어머니의 미역국’에게서도 슬슬 독립을 해야할 때가 온 것 같은 생각이 들면, 가끔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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