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첫 번째 이직 VS 두 번째 이직, 뭐가 다를까

<非 회사원은, 처음이에요.> 11화

by 비타민들레

과정이 어찌 됐든, 모든 ‘시작’이란

설렘을 동반하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기 마련이다.


퇴사 대신 이직을 택한 김현주의 선택은

또 어떤 배움으로 이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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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회사의 첫 출근날은

화창한 날씨와 적당한 온도가 반겨주는 기분 좋은 5월의 첫 영업일이었다.


‘날씨 좋아, 시작이 좋아, 그래 잘할 수 있을 거야’

라며, 긴장 반 심호흡 반 하며 지하철을 탔다.


신규 입사자들의 오리엔테이션은 10시 시작이어서

여유 있게 9시쯤 용산역에 도착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연히 입사 시기가 겹친 동료와 함께

커피 한잔 사서 들어가려 하는데

한강대교 코앞에 위치한 회사 근처에는

아침 9시가 지났는데도 문을 연 카페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용산구 한강대로의 첫인상은 이랬다.

‘이곳의 카페는, 역시 생업보다는 취미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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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회사 후문 쪽에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던 카페를 찾아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테이크아웃 하고

첫 출근 기념사진을 찍었다.


2023년 5월 2일, 세 번째 회사 첫 출근 날


그렇게 거대한 회색 건물 1층에 들어서며

김현주는 새삼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직이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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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4년 28살에 겪은 생애 첫 번째 이직은 '완전한 새로움'이었다.

아무런 생각이나 목적, 계획 없이 들어갔던 것만 같다.


그저 빨리 새로운 곳에 들어가

다시 커리어를 쌓고 싶은 마음만 강했었다.


그렇게 요령도 여유도 없이

새로운 시작만을 손꼽아 기다린 이직 첫 날,

전 회사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와 풍경에 매우 당황했다.


‘여기 왜 이렇게 조용해..?

전화 소리, 대화 소리 아무것도 안 들리네. 前회사는 시끌벅적 친근한 분위기였는데.’


‘여긴 왜 이렇게 (사무) 공간이 어두워?

블라인드도 아니고 왜 철창으로 유리를 막지..? 회사는 밝았는데..’


업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눈에 보이는 사소한 차이들이

나를 이방인임을 상기시키는 것 같아 슬펐다.


기대 한가득이었던 출근길은

‘어떡하지’의 퇴근길로 마무리되었다.


이직의 효과 중 하나는

어제까지 퇴사 이유가 가득했던 직장이

괜히 그리워지고, 그곳의 장점들이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거참 사람 속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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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맞이하게 된

회사원 9년 차 34살에 하게 된 두 번째 이직!


확실히 첫 번째와는 달랐다.


설렘은 있지만, 기대는 없었고

긴장은 되지만, 여유가 있었다.


회사 시설에 대한 감성도 28살 때와 결이 다르다.


‘엘베 6대밖에 못쓴다고? 흠.. 엘베 대란 어쩔 거야’


‘경호하시는 분들이 좀 많네’


‘외부 회의실 왜 이렇게 적어? 그리고 너무 좁고 답답하게 해 놓은 거 아냐?’


회사와의 직접적 비교보다는 ‘이건 이렇네, 저건 저렇네’하며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며 괜히 무덤덤한 시선으로 건조하게 바라본다.


혹시 이 무덤덤함이, 9년 차의 짬바라는 걸까?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스스로 그저 ‘의연한 척’을 했던 것 같다.


이 회사는 내가 언제든지 그만두고

내겐 ‘회사 밖 밥벌이’라는 선택지가 여전함을

괜히 되뇌이고 싶어서…


하지만, 회사를 다니며 척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웬만한 이슈에 당황하지 않은 ‘척’

감정에 휘둘리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 ‘척’

온갖 척을 하다 보니, 실제 단단해진 부분도 많다.


‘너무 강하게 키워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며 피식 웃음이 났다.


더 이상 주니어가 아닌 김현주는

‘나대로 당당하게 여유 있게 잘해나가야지!’라며

한껏 씩씩하게 입사를 했다.


OT에도 적극 참여하며 조별 대항 퀴즈 코너에서 수상을 거머쥐는 등

세 번째 회사의 첫 시작이 꽤 괜찮았다.


-그리고 하이브(세 번째 회사) 입사 3일 차


역시 사람은 호언장담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되새겼다.


이 날 퇴근길엔,

애니메이션 <두 사람은 프리큐어>의 오프닝을 들으며 집에 갔다.


一難去って, また一難 ♪♬ (이치난 삿떼 마타 이치난)

ぶっちゃけありえない!♪♬♩ (붓챠케 아리에나이!)


한 고비 넘어, 다시 한 고비

이런 법이 어딨어!! (완전히, 있을 수 없어…!)


1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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