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전에 간단하게 쓰는 글

오늘의 계획

by 박냥이

일단, 오전 10시경 등산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어제 패스했으니, 오늘은 가야지.'하고.

베란다에서 빨래를 너는데 날이 꽤 덥다. 저번처럼 아노락에 바람막이까지 입었다가는, 바람막이가 또 짐이 되어버릴 것 같다. 땀이 차서 결국 바람막이를 몸 쪽에 묶은 채로 등산을 했었다. 사실 등산을 하면 몸에 열이 나니 꼭 외투를 안 입어도 되긴 하나, 가끔 하산 시나 중턱에서 바람이 불면 '덩치는 크나 실속은 없는 허약체질'이 조금 탈이 날까 두려운 맘에 가벼운 바람막이 하나는 꼭 걸치는 편이다. 봄날의 변덕스러운 날씨도 한몫한다. 태국의 날씨처럼 맑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와르르 쏟아지는 경우는 잘 없어도, 인생은 어떻게 될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쉽게 알 수 없고, 계획된 시간에 귀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낮과는 사뭇 다른 저녁의 쌀쌀한 공기 속에 얇은 옷을 거머쥐고 귀갓길을 서두르게 될지도.. 뭐, 백수로 지내고 있는 와중에 그런 버라이어티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긴 하지만..


등산을 다녀와서는, 시골에서 돌아올 때마다 아부지께 사드리는 '봄 도다리회'(언제까지 제철인지는 모르겠으나)를 포장해올 것이다.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나, 또 한 가지 중요한 일이 있다. 지난 주말에 놀러 간 아울렛에서 행사기간이라 북적대는 사람들에게 치이며, 나의 등산화와 엄마의 등산 상의를 샀었는데, 까다로운 엄마의 취향이 아닌 것이었다. 또 한 번 '차라리 돈으로 주면 내가 산다'라는 구시렁거림을 들었다.(우리 구시렁쟁이~) 한번 즈음 반품이나 교환의 과정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역시나였다. 아마 상의 두 개를, 값을 더 치르더라도 괜찮은 바람막이 같은 것으로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반품, 교환의 과정은 엄마가 예전에 말해주신 대로, 매장이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시간보다는, 오후 시간대에 가는 것이 뭔가 나은 것 같은 기분이다. 나도 판매직에서 일을 해봤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와서 모조리 싹 다 반품을 하는 것이 (비록 사장의 입장은 아니었으나) 뭔가 그렇게 달갑지는 않았달까..

그래도 우리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심지어 사장이 나서서 팔았는데 그 모양인 것이 한편으로는 샘통이라, 뒤에서 (그렇게 한 번에 강매해서는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게다가 사장의 인성도 별로였다)


저녁에는 일정을 비워뒀다. 요즘에는 오후 7시만 지나도 집 밖에 있는 것이 불편하더라.. 그저 '어서 빨리 들어가 집에서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거 같다. 요샌 통, 저녁~밤에는 집에서만 머물다 보니.. 더욱더 잘 안 나가게 된달까.. 이전에 가입해놓은 여러 모임들의 회원들이 거의 직장인이다 보니, 보통 평일 모임은 저녁 7시 이후에 잡히는데, 나로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언제 이렇게 늙어버렸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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