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행
스탠퍼드 캠퍼스 내 기념품 샵에서 티셔츠와 아이 옷을 고르고 나서 한숨 돌리고 있었다.
눈앞에는 분수가 있어서 휴식하기 딱 좋은 분위기였다. 그러던 중, 노랫소리가 들리는데 마침 뒤에서 스탠퍼드 학생들이 캐럴을 부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우~와~
풋풋한 아마추어의 목소리였지만 합창이라 그런지 더 영롱한 멜로디가 심쿵하게 만들어 주었다.
역시 크리스마스엔 캐럴일세!
스탠퍼드 캠퍼스를 벗어나면 팔로알토 지역이 근처인데, 한가하고 여유로운 주택가 분위기였다.
맛집이라기보다 미국식 다이닝, 즉 밀크셰이크에 팬케이크 나오는 곳을 한번 찾아보고 싶었다.
근처 식당 구글 평점을 보다가 찾아낸 곳, Palo Alto Creamery
오 동네 맛집인 것 같았다. 오래 걷지 않아도 찾을 수 있는 거리라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긴 빨간 인조가죽 의자와 굵은 글씨로 쓰인 간판 분위기, 휘휘 돌아가는 천장의 선풍기 날개까지, 영화에서 보던 그 어떤 미국식 다이너에 들어와 있었다. (아래 영상을 보시라)
메뉴판을 보니 눈이 번뜩 커졌다. 일단 배도 고팠지만, 마치 폭식을 해도 좋을 것 같이 무장해제가 된 느낌이었다. 디저트가 아닌 메인 식사로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먹어도 어떠랴.
우리가 시킨 메뉴는
딸아이: 크로와상 샌드위치, 바닐라 아이스크림, 우유
나: 스크램블 (크림치즈, 버섯, 시금치 선택), 그리고 찐한 아메리카노
먼저 나온 토스트, 평범한 식빵이 구워진 것이지만, 고소하게 구워진 정도가 딱 입맛을 돋워준다.
아이의 크로와상 샌드위치는 매우 풍족한 재료의 모음이었다. 노오란 체디 치즈와 베이컨이 버터 내음 자체의 크로와상과 약간의 과일은 큰 만족을 주었다.
조금 먹어보았는데, 느끼함이 물씬하지만, 그 맛에 먹는 것이지!
메뉴에 만족하며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을 보니 맛집 소개에 성공한 기분이 뿌듯 뿌듯하다.
나의 오믈렛은 내 예상보다 훨씬 풍미가 좋았다. 시금치와 치즈가 눅진하게 들어있었는데, 버섯까지 함께 모여 조화로운 맛이 일품이었다.
우리가 시킨 메뉴들이 모두 도착하고 나니 식탁이 가득 찼다.
짭조름한 베이컨과 치즈로 채우고 나서, 진득한 흰 우유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기분이 매우 달달해졌다.
이 감자는 무엇일꼬. 프라이도 아닌 조각 감자들이 입안을 가득하게 만들어준다. 조금 눅눅한 느낌이 있지만. 이것도 경험이리라 싶으면서 우걱우걱 먹었다. 오믈렛에 딸기잼이라. 처음 먹어보는 조합이지만, 도전은 위대했다.
미국식 식사에 대한 나름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와서 먹어보니 현실감이 확 와닿았다.
단짠의 조화. 치즈와 계란의 잔치. 거기에 진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