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얘기하세요
소송을 준비할 때부터 원고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소장에 적힌 원고들의 변호사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저... 제가 소장을 받았는데 뭐가 잘못된 것 같아서요.." 기어들어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은 소송에 대해 어느 정도 알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피고가 된다는 게 마치 죄를 지은 듯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솔직히 원고, 피고라는 용어조차 생소해서 피고가 되었다는 것보다 소장을 쓴 변호사가 나를 죄인이라고 하는 것 같아 무조건 아니라고 해명해야 될 것 같았다.
전화기 너머로 한 여자가 퉁명스레 답했다. 그 사람이 변호사인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걸 왜 여기 전화하세요? 원고 변호사는 피고와 통화하지 않아요. 할 말 있으면 법원에 얘기하세요." 뚝.
전화가 끊겼다.
'원고가 전화를 안 받는데 원고 변호사가 아니면 누구한테 전화해...'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로 이제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깨달은 것이 '이제는 정말 법원에 얘기를 해야 하는구나.'였다. 아버지 사후 형제들을 간신히 찾았지만 그동안 수개월간 나의 형제들과는 속 시원한 소통이 안되긴 했었다. 정말로 울고 싶은데 뺨 맞는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이제 정식으로 소송에 맞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온갖 생각이 들었다. 원고들은 그들 변호사에게 내가 나쁜 사람인 걸로 설명했을 것이다. 또 다른 피고인 어머니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그 점이 하등 중요하진 않지만 왠지 그것부터 부아가 치밀었다.
본 적도 없는 그 변호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왜 중요한 건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다시 차리고 다음 스텝을 차근차근 준비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부터 피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