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요즘 나에게 하는 질문이다.
흔들리지 않고 자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정말 나는 수없이 흔들리는 존재이기에
그 반듯하고 하얗고 깨끗한 흰 도화지가
어느 날은 반갑게, 어느 날은 힘들게 다가온다.
그 마음을 알기에,
아이들에게도 흰 도화지는 마냥 자유롭게
뛰어놀아봐라고 말할 수는 없는 여백이다.
오늘의 주제는!
ㅇㅇㅇ 를 그려보는 거야.
라고 말했을 때 거침없이 그려내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때지만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그림을 배우고 그리는 것만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뛰어놀 공간이 운동장, 놀이터, 갯벌, 공원 같은
바깥이 어려운 순간에
흰 도화지가 운동장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는 그림을 가르치고
또, 나 역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흰 도화지는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서 춤을 추 든,
성을 짓 든
그것은 자유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 두려워 말고
오늘도 열심히 연필을 쓱쓱쓱
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