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잠들기 전 30분 남짓 걸리던 차명상이 길어진다. 흘러가는 생각을 부여잡고 싶은 밤이다.
지난주, 공식카페 정회원 등업 신청을 했다가 등업리턴이 되었다.팬카페에 글을 올려 선배리모의 조언을 받아 다시 등업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오늘 저녁 정회원이 된 것을 확인했다.그동안 준회원이라 보지 못했던 정보와 글들을 신나게 읽는데, 설렌 노랑의 마음에 뭉클 무채색이 일렁인다.
[FROM. 무진]다들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제목만으로 편하게 읽다가 발견한 시 한 편과 본인의 경험을 써 놓은 글을 읽으며 오늘 아침이 스친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아무리 애타게 울고 그리워해도 엄마는 꿈에 나타나지 않으셨다.어느날부터 가끔 꿈에서 만나게 된 엄마는 아주 젊은 모습으로 또 때로는 생전에 볼 수 없었던 소녀같이 해맑은 표정으로가벼이사라지셨다. 그런 엄마를 딸은 매번 평소처럼 함께 있다가 멀어지는 엄마를 부르며 펑펑 울다 꿈에서 깨곤 했다. 꿈에서 깨면 진짜 엄마가 없는 게 맞는 건지 현실과 꿈이 뒤섞여 한참을 멍하니 앉아 현실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어느 순간부터는 꿈에서 엄마를 만나면 '아! 꿈이구나! '를 꿈속에서 꿈인지 알게 되었고 또 서럽게 울었다. 우는 딸을 미소로 바라보기도 하고 환하게 웃으며 안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도 딸은 엄마를 안아주지 못했다. 꿈인 줄 알기에 엄마를 안으면 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꿈에서 깰까 봐 무서워서 '이건 꿈이잖아'하며 목놓아 울기만 하다 꿈에서 깼다. 늘.
어젯밤 처음으로 엄마를 안아드렸다. 오래간만에 딸을 찾아온 엄마는 늘 그렇듯 편안한 미소로 날 바라보셨다. 그런 엄마를 딸은 어김없이 슬프게 바라보는데 "왜?" 하시며 따뜻하게 안아주신다. 진짜 엄마품처럼 따뜻한 온기에 용기가 생겨서였는지 나도 생전처럼 꼭 안아드렸다. 여느 때처럼 펑펑 울면서. 그렇게 아침에 눈을 떴다. 생전같이 똑같은 포옹의 느낌이 남아있는 채로.너무나 선명한 기억과 함께.
되짚어 보니 3년만에 꿈속에서 엄마가 처음으로 딸에게 건넨 말이다. "왜?"
<꿈>
-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00년생 청년은 이 시를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그의 상실의 기억을 통해 '나만 이런 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깨닫는다. 나도 그처럼 시를 바꿔 써본다.
가끔 엄마 꿈을 꾼다.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이제는 엄마를 보면아,꿈이로구나,알아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