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17 여기 가까이에서 (…) 당신 위한 흥겨운 축제 거행토록 하소서, 여왕 헤라여, 아트레우스의 아들 왕들이 맹세하며 행했던 이 축제를.
그들은 커다란 노역 치르기를 먼저는 트로이아에서, 나중에는 이곳에 들러 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바닷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
당신과, 탄원자들의 제우스와, 튀오네의 신비스런 아드님을 부르기 전까지는. 지금 저희도 그 옛날처럼 이 제사를 드리나이다.
신성하고 아름다운 (…) 한 무리의 어린 소녀들과 부인들 (…) 어느 편에서든 (…) 열띤 환호로 가득 차.
모든 (…) [ ] 되리니 (…) 헤라여, 오시옵소서.
※ Reproduced with permission of the Licensor through PLSclear.
※ Rayor, Diane J., trans. & ed. Sappho: A New Translation of the Complete Work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nd ed. 2023. Introduction and notes by André Lardinois.
레스보스섬 중심부 메손의 신전터. 바로 이곳에서 제우스, 헤라, 디오니소스를 위한 제의가 열렸다고 한다.(Tedmek,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
<note> 이 노래는 레스보스섬에서 여신 헤라를 위한 제의를 지낼 때 여러 연령대의 여인들이 합창으로 부른 찬신가일 것이다.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제3권 168~175행에서 희랍의 노영웅 네스토르의 대사를 보면, 트로이아 전쟁에서 승리한 후 고향으로 돌아오던 희랍군은 레스보스섬에서 합류한 뒤 그 다음 항해로를 어디로 잡아야 할지 정하기 위해 신에게 전조를 청했다고 한다. 아마 레스보스섬에서는 그때의 전설을 기리며 헤라를 비롯한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며 축제를 지냈을 것이다.
※ <오뒷세이아(천병희 역)> 관련 부분 발췌
"나중에 금발의 메넬라오스도 우리와 합류했지. 그가 레스보스에서
우리와 만났을 때 우리는 마침 프쉬리아 섬을 향해
바위투성이인 키오스 섬의 북쪽으로 해서,
그러니까 키오스 섬의 안쪽을 돌아 바람 부는 미마스 옆을 지날지
심사숙고 중이었네. 우리는 신에게 전조를 보여주시기를 청했고,
신께서는 전조를 보여주시며 되도록 빨리 재앙에서 벗어나도록
에우보이아를 향해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라고 명령하셨네. "
또 한가지, 노래 속에서는 최고신 제우스와 또 다른 남신 디오니소스도 언급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여신 헤라에 대한 찬양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아트레우스의 아들 왕들" : 트로이아 전쟁을 지휘한 뮈케나이 왕 아가멤논과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 형제 * "튀오네의 신비스런 아드님" : 튀오네는 세멜레의 별칭이며, 그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