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수 Jul 23. 2024

14화. 소음(騷音)

한숲 일기 / 에세이

  아파트에 살면서 운이 좋은 것 중 하나는 이웃을 잘 만나는 거다. 윗집과 아랫집은 소음으로 인해서 많은 불상사가 일어난다. 아랫집은 조심하면 별문제가 없지만, 윗집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아이들이 어리면 이런 층간 소음 문제는 심각해진다. 요즈음 소음방지 매트를 깔아서 어느 정도 충격이 완화는 되지만, 새벽과 저녁의 소음은 상당히 민감해서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불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층간 소음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자동차도로 옆에 있는 고층 아파트는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의 소음이 들린다. 심지어 빠르게 달리는 대형 화물차의 경우는 진동을 느낄 정도이다. 여름에도 창문을 닫아야 하는 심정은 누구에게 이야기도 할 수 없다. 집값에 영향이 생길 수 있으니, 쉬쉬하며 숨죽이면 살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한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알기에 절대 자동차도로 옆에 있는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종일 소음이 들리지는 않지만, 학교나 놀이터 옆에 있는 아파트도 피해야 한다. 아이들의 소리는 소프라노라서 그 파장이 굉장히 멀리 가고 더 시끄럽다. 소음 없는 세상은 없지만, 소음으로 고통을 받는 세상은 피해야 한다. 조용한 산 옆에 있는 아파트가 너무 외져서 집값이 다른 아파트와 차이가 난다고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지만, 차라리 그 잔소리가 소음보다 견딜만하다. 어느 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오늘따라 경쾌하게 들려온다.

이전 13화 13화. 정자(亭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