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창

by 이웅진

산들거리는 바람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더럽고 축축한 지하
침으로 축축해진 담배꽁초들과
젖어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비닐봉지와
찌꺼기, 세상의 찌꺼기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더럽고 축축한 지하

물 대신 침을
빛 대신 어둠을
흙 대신 찌꺼기를
야금야금 먹고 자라며
세상을 빼꼼 내다보는

하수구도
이름 모를 식물의 창

창도
이름 모를 우리의 하수구

산들거리는 바람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세상도
이름 모를 것들의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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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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