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거름

by 이웅진

신발을 땅에 심고

신발에 싹을 심고

나를 키우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싹이 무럭무럭 자라서

내가 되길 바랐습니다


발에서 태어난 사람은 지치지 않고

그래서 심장도 뛴다고 하지 않습니까

발이 무거워서 한 걸음도 내딛기 힘든 것은

그만큼 깊게

발의 뿌리가 깊게

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 아니겠습니까


자꾸만 멈춰서

발자국을 돌아봤습니다

발이 앞으로 가는 동안

무게감이 깊이 박히는 만큼

싹은 더 자라나길 바라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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