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 둘
30년 전이니 아득한 옛날이지만 나도 당연히 신입 사원일 때가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겪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특히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물론 생전 처음하는 일이니 어렵고 낯선것이 당연할 것이다. 내가 나를 가르치는 선배의 말귀를 못 알아먹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었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이 그냥 해야 할 일을 기계적으로 가르쳐 줄 뿐이었다. 키보드를 이용하여 타이핑만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창조적인 글을 써 내라고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그냥 뭔가 하긴 하는데 도대체 그걸 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주먹구구식으로 불과 나보다 1~2년 앞서 입사한 '선배'가 가장 기초적인 내용만 가르쳐 줄 수준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가진 것이 있어야 줄텐데 가진 것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매우 제한적인 지식만 머리에 넣고 바로 실무에 투입이 되어 버려서 그냥 멍한 느낌으로 몸과 정신이 굳어버렸던 것이다. 결코 방치된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방치된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 당시는 인터넷 시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서 스스로 배울 방법이 전혀 없었다. 선배가 가르쳐 주는 내용이 나같은 신입들이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보였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무수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하고 규모가 조금 있는 회사라면 그 회사 나름의 교육 프로그램이 조직적으로 잘 짜여 있어서 과거와 달리 신입 사원들이 초기에 겪는 어려움은 많이 줄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대부분의 작은 회사들은 교육 매뉴얼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설사 매뉴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신입사원들에 대한 양질의 교육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되지 못한다. 학교나 학원의 교육 시스템의 경우도 시스템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온갓 교육 매뉴얼까지 잘 갖추어져 있어도 학생들이 전부 공부를 잘 하지는 않는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학교나 학원에서는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학생을 가르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효과적으로 해서 기대하는 성적을 내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이라는 것이 뭔가 시스템만으로는 안 될거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회사에 아무리 잘 짜여진 교육 시스템이 있어도 신입 사원 같은 초심자가 겪는 어려움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담당하는 업무에 일단 숙달되야 회사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는데 아무리 교육 프로그램이 훌륭해도 결국 사람에게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좋은 오븐이 집에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여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요리 실력이 없다면 오븐은 그냥 자리만 차지하는 골칫덩이에 불과하다. 우리 집에도 그런 오븐이 있다. 교육 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그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시스템은 없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아쉽게도 회사에서 제대로 ‘일’을 가르쳐 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만만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사람들이 당신이 속한 회사라는 큰 시스템에 분명히 속해는 있겠지만 그들을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문제 이외에도 신입 사원이 겪어야 하는 다양한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짧은 글 몇 편을 통하여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몇 가지 다루고 싶다. 신입이라고 해도 신입이 되기 전에 쌓은 삶의 경험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신입사원마다 고민과 어려움이 다르겠지만, 대충 얼버무려서 평범한 대부분의 신입들이 고민할 만한 내용을 추려서 정리하려고 한다.
만약 신입 사원(2년차 내외)인 경우 내가 하는 이야기가 전부 자신에게 해당되지는 않더라도 일부는 그럴 것이다. 만약 전부 해당되는 신입 사원이 있다면 이 또한 문제이다. 그렇게 많은 고민을 몽땅 다 어깨에 짊어지고 회사 생활을 이겨나가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이 이야기를 통하여 그런 신입 사원이 자신만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된다면 ‘모든 어려움을 빠짐없이 짊어지고 있는 그 사원’도 결국 난국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난도 많겠지만 말이다. 부디 이겨내길 바란다. 당신이 선택한 직장이다. 이 글은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라고 이름짓기도 어려운 애매한 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술했듯이 그냥 한참 오래전에 햇병아리 시절을 보냈고 그 이후 오랜 회사 생활을 하며 나름 터득하게 된 내용을 아직 사회 경험이 짧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개의 이야기로 엮어 나간 것으로 이해 바란다. 대략 아래와 같은 내용을 하나하나 풀어가려고 한다.
다른 많은 영역이 있겠지만 일단 신입 혹은 경력이 짧은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법한 가장 기본적인 고민거리를 위와 같이 생각해 봤다. 결국 회사라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은 일을 잘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직장 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갖춰야만 할 기본적인 조건이다. 이제 그 첫 번째 주제로 들어가 보자.
당신 잘못은 일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낮은 학습 능력 수준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상황을 타개할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 노력, 즉 질문의 행위를 하라고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의 접근 방식을 알게된 교육 담당 선배의 섭섭함과 비난은 감수해도 된다. 사실 그걸 문제 삼는 선배라면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 글의 요점은 간단하다. '물어봐라. 질문을 반기는 상사는 의외로 많다. 그런 상사를 빨리 찾아야 한다. 대부분 혼자 고민하면서 시간을 죽인다.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당신이 느긋한 처지는 아닐 것이다.' 정도로 요약된다. 계속 읽어보자.
첫 번째 이야기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이다. 회사에서 사원들에게 기대하는 제 1 순위는 ‘일에 빨리 숙달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형태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을 어떻게 해야 잘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받아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고, 왜 그렇게 설명이 이해가 안되는지도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 내가 정말 머리가 나쁘고 이해력이 떨어지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신입 사원들이 많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그리고 지금도 이런 사원들이 많을 것이다. 여러분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이같은 고민을 한다. 왜 그들은 이해가 잘 안 될까?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로 나뉜다. 첫 째는 강사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 째는 학생의 이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못 알아듣게 가르치고 그나마 나름 쉽게 가르치려는 것도 못알아 먹으니 이해를 못하는 것이다. 너무 간단한 이유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진리는 매우 간명하고 분명하다.
대부분 신입 사원을 가르치는 강사는 선배 사원이다. 그것도 바로 위나 혹은 그래봐야 몇 년 밖에 입사가 차이가 나지 않는 선배가 다수를 차지한다. 물론 관리자급이 하기도 하지만 당장 써먹어야 할 실무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비교적 짧은 연차의 선배 사원이 강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선배가 정말 일을 잘 가르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선배 강사가 정말 훌륭한 경우는 30% 내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난 30년 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퇴직을 했지만, 바로 얼마전까지도 그런 모습을 지켜봐 왔다. 지난 4~5년을 돌아보면 신입 사원을 가르치는 강사는 위 언급한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선배를 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고참이 강사를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아무튼 왜 30% 밖에 안되는 강사만 훌륭할까? 억측일지 모르지만 여기에도 파레토 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그럼 20%여야 하는데 그래도 후하게 10% 더 얹어 준 것이다. 아무튼 30% 정도만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평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사실 신참이든 고참이든 강사가 뛰어날 확률은 동일하게 30% 언저리다. 고참의 경험치가 높은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가 훌륭한 강사가 아니라면 그의 경험치가 그의 코칭을 통해서 후배 신입 사원에게 전달 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훌륭한 강사가 아닐 경우에는 의도와 다르게 오히려 일을 훨씬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을 가르친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갖고 있는 것 밖에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을 잘 하는 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일을 잘 하는 것을 가르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단지 평범한 선배일 뿐인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신입 사원들을 잘 가르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그 가르치는 작업이 그들에게 즉각적 만족이 되거나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분이 그 입장이라도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역량이 평범한데 그런 추가적 부담을 갖게 되면 그나마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회사에 존재하는 선배들은 잘 가르칠 역량이 안되는 선배가 대다수이다. 설마라고 생각한다면 계속 읽어 보길 권한다. 학교나 학원에 다닐 때 겪었던 선생님이나 강사를 떠올려 보라. 그 분들이 다 잘 가르치던가? 심지어 그들은 그 ‘가르치는 작업’을 통하여 보수를 받는다.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중에는 잘 가르치지 못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머리에 든 것이 적을 수도 있지만, 들어 있더라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일타강사가 괜히 엄청난 보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일타강사는 매우 희귀한 존재다. 회사 내에서도 역시 일타강사 수준의 강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극소수일 뿐이고 나머지는 착하고 평범한 나보다 몇 년 앞서 입사한 동료일 뿐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데 추가 보수를 받지도 못함에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생초보인 신입 사원을 ‘가르치는 작업까지’ 잘 하는 선배가 회사에 많지 않은 것이다. 지극히 적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매우 당연한 사실인데 이 점이 너무도 자주 간과된다. 선배라면 당연이 '이러해야 한다'라는 선입관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2가지 이유 중 전자., 즉 '강사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 당신이 일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은 이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너무 뻔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이 생각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냥 무조건 차상위자나 관리자에게 문의하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모르는 것을 선생님이나 강사님에게 질문하는 학생의 수는 절대적으로 소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질문을 잘 하는 사람들이 공부를 잘한다. 회사라고 다를 것이 없다. 정말이다. 인간의 본성은 학교나 학원 혹은 회사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 학교나 학원 그리고 회사에 다니는 생명체는 모두 동일하게 사람이다. 이 점을 잊으면 안된다. 아무튼 수비적이고 나서고 싶어하지 않고 두려움까지 있는 보통의 학생은 회사에 가서도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된다.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늦게 배운다. 그러나 이젠 사회인이다. 본성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고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사회인으로 홀로 서려면 당신의 행동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수정해 가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정답이다.
당신의 교육을 맡았던 선배가 기분 나빠할 것이 걱정된다고? 현실을 보라. 당신이 남 걱정할 때는 아니다. 너무 이기적이지 않냐고? 다시 말하지만 현실을 봐야 한다. 회사 선배는 당신의 오빠나 형이 아니다.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꽤 많은 회사가 그런 말을 하면서 사원들의 결속과 희생을 요구한다. 그런 구호에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가족'은 아니다. 심지어 '가족같다'라고 했다. 가족과도 같은 유사한 속성을 가졌으니 그와 같이 책임있는 행동 그리고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냥 서로 남 일뿐이다. 심지어 진짜 가족인 형제자매에게는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그런데 왜 가족도 아니고 '가족같은' 직장 선배에게 마음껏 질문하지 못하는가? 그들도 평범한 사람일 뿐이니 겁먹을 것 없다. 관점을 바꾸기 바란다.
당신은 지금 빨리 일을 배워서 한 직장인으로서 역할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여유가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은밀히 도움을 청할 방법도 많다. 문자나 카톡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전화하여 면담을 신청해도 된다. 당신이 혹시 후배에게 어떤 조언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적이 있는가? 아직 신입이라면 그런 경우가 없을테니 다른 기억을 떠올려 보기 바란다. 누군가의 도움이나 조언을 부탁 받았을 때를 말이다. 그때 기분이 나빴나? 아마 부담은 되었을지언정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당신의 역량과 인격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인 인정 욕구를 만족시키는 행위가 바로 조언을 구하는 행위이다. 난 지금 그걸 하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돈을 꿔 달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앞에서 차상위자나 관리자에게 물으라고 했는데, 가급적 관리자에게 물어보라. 그가 신입의 목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들어줄 제대로 된 관리자(보직자)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더 많다. 물론 아무리 봐도 그럴 분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어 도저히 막막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가 누가 되었든 당신의 회사에서 당신에게 친절을 배푼 사람을 찾아라. 신입이든, 선배든, 다른 부서의 상사든, 그 누구든 찾아라. 그리고 그에게 고민을 약간 털어 놓으라. 그가 징검다리가 되어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집요하게 하나하나 방법을 찾아서 계속 시도하면 반드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도 없다면 어떻게 하나? 이렇게 질문을 이어가면 끝이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방법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이해 바란다.
아무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당신은 소중한 신입 사원 시절에 배울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신 잘못은 일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낮은 학습 능력 수준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상황을 타개할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 노력, 즉 질문의 행위를 하라고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의 접근 방식을 알게된 교육 담당 선배의 섭섭함과 비난은 감수해도 된다. 사실 그걸 문제 삼는 선배라면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선배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루어 볼 예정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최소한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면 질문도 할 수 없다. 수박겉핥기 식으로라도 뭔가 조금이라도 알아야 질문을 할 수 있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최소한의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질문할 거리를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좀 더 깊은 내용에 대한 공부가 되고 나중에 답변을 받을 때 좀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기도 하다.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본격적인 공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세상의 모든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세밀한 이야기를 다룰 능력은 되지 못한다. 내가 그걸 다 알리도 없다. 따라서 어떤 본질적인 면에 대하여만 다루었다. 다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그런 면 말이다. 적어도 오늘의 주제와 유사한 고민이 있는 신입사원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읽어보니 그럴듯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동의하는 부분만 실행하면 된다. 그리고 실행한 만큼 당신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강사가 시원치 않을 경우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만 어쩌면 당신의 이해력이 정말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역설적으로 그래서 좋은 강사, 선배, 보직자 혹은 친절한 그 누구를 찾아서 효과적인 배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당신이 이해력이 좀 떨어져도 그걸 채워줄 방법을 알고 있다. 게다가 당신의 이해력(역량이나 능력)이 금방 나아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그래서 당신의 수준을 끌어 올려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난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경에 나온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한다. 적어도 배움에 있어서는 반드시 두드리기 바란다. 쪽팔림은 순간이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리 기본적인 것을 물어봐도 그걸 타박하는 선배는 드물다. 혹시라도 타박하는 선배를 만난다면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된다. '타박하는 선배'에 대한 이야기도 나중에 다루어지니 계속 읽어보길 권한다. 아무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절대로 창피한 일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 정말 창피한 일이다. 그리고 심지어 그건 회사에서 정말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