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이네. 반가워 인도!

내면아이와 대화하기

by 호이 HOY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하나 되신 님 감사합니다.

그대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 속에

무사히 사장님 댁에 도착했습니다.


호찌민에서 비행기가 한 시간 이상

지연되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저의 사진을 들고 서 계시는

기사분을 만나 얼마나 맘이 놓이던지요.


뿌연 먼지가 자욱한 공황 밖 인도와의 재회.

인도 특유의 흙과 매연 냄새가 코를 반기고

11시 47분 늦은 시각,

기사 아저씨의 눈에는 잠이 가득.

휴 다행이다.

의심이 없지 않은 저입니다.

이상한 사람이 온 건 아니겠지 하며

그녀의 전화번호도 확인하고 통화를 요청했지만

받지 않는 그녀. 뭐지 왜지 왜 안 받으시는 거지?

그 순간 또 막장 드라마를 써 내려갔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녀를 납치하고,

다른 사람이 날 데리러 온 거면 어떡하지?


이 오지에서 이 밤낮에 어디로 끌고 가도

모를 법한 죽음의 공포가 뼛속부터 올라왔지만,

그럼에도 어쩌겠습니까. 믿고 따랐습니다.


저의 이 불온전한 믿음 또한

그대에게 온전히 내려놓습니다.

부디 보호하소서.

부디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소서.

전도사님의 기도해 주신 그대로

얼마나 맘속으로 부르짖었는지오.


그렇게 찾은 사장님 집 문 앞.

초인종을 눌러도 답이 없고,

전화는 안되어 답답하고

그 앞에 앉아 기다리는데

사장님 따님분이 문을 열고 까꿍.

엿데보이지만 범상치 않는 고1의 친구.

매서우면서 똑 부러질 것 같은 깊은 눈매.

강아지와 함께 사나 봅니다.

어허 알레르기 약을 사 오길 잘했다.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예전보다 더욱 수수하고 아름다워진 그녀.

사실 6년 전 그 통통하고 기세 보였던

사장님의 모습은 없고,

오롯이 그녀의 순수한 본질만

남은 듯 한 모습이었습니다.


살도 많이 빠지고, 머리도 단발처럼 기르시고

아름답게 나이 드시고 계시는 어머니처럼 보였죠.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집은 널찍했지만

사람이 사는 밝고 푸근한 느낌보다는

무언가 어둡고, 건조하며 꿉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장님 많이 힘드셨겠구나…

어떤 스님께서 돈을 빌려드리고 코로나 이후 빚이 생기고,

티베트 스님께서 머무르시다 떠난 집이라고 합니다.

홀어머니의 몸으로 딸을 케어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구나.


이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래로의 모습을 오픈하시며,

아토피 치유와 원하는 공부/ 체험해 보라며 초대하신

그 맘으로부터 굉장히 큰 용기요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런 여유로움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맘이 들면서요.





그럼에도 예전에 올려드린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님 기억하시지요?


제가 사랑하는 친구가

아무리 아파도,

이빨 하나가 빠져도,

빚에 허덕여도,

그를 떠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이라는 기도.


그가 다시 태어나서 살아갈 수 있게

씻겨주고, 품어주고, 돌볼 것이라는 약속.


그 기도 들어주시기 위한

첫 번째 환경으로 인도하셨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적을 행하는 주님.

부디 이 건조하고 메마른 땅에

당신의 사랑이 스며들어

비옥한 관계의 열매가 맺히게 하소서.


그녀가 6년 전 저에게 베풀었던 조건 없는 사랑이

더욱 큰 사랑으로 그녀에게 갚을 수 있게 하소서.


저의 어머니처럼 모시고,

친구처럼 이야기 나누고,

동반자처럼 함께 걷게 하소서.


그대의 지혜와 사랑을 구해봅니다.

한 걸음 한 말씀 그대의 마르지 않는

사랑과 기쁨 속에서 우리의 여정이 피어나게 하소서.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그 집에 평안을 빌어 주어라. 만일 평안의 축복을 받을 만한 사람이 거기 있으면 너희가 빈 평안이 그에게 내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 평안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너희는 한집에 머물면서 주인이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자기 품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너희는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지 말아라. 어느 마을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를 영접하거든 차려 주는 음식을 먹고 그 마을에 있는 병자들을 고치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다고 하라. 그러나 그들이 너희를 영접하지 않거든 그 마을 거리로 나와서 이렇게 외쳐라. ‘우리는 발에 묻은 너희 마을의 먼지까지 떨어 버리고 간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누가복음‬ ‭10‬:‭5‬-‭11‬ ‭KLB‬‬




초청해 준 인도라는 나라와

이 집과, 제가 만나는 모든 생명께

평안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온 마음을 담아,

호이

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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