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타박 Jun 11. 2024

선한 전화 한 통

감정은 공유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맴돌 때, (1) 지인들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사람이 있다. (2) 혼자서 감정을 다스리려는 사람도 있다. 후자의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부정적인 감정이 있을 때 누군가와 교류하면, 그 감정이 상대방에게 전이될 것 같아.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야."



일리 있는 말이다. 우울한 사람 곁에 있으면 나도 우울해지고, 화난 사람 곁에 있으면 나도 화가 난다. 감정은 쉽게 전이되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있을 때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사람은 윤리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보인다. 근데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글의 문맥상) 윤리적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았네. 그래도 뭐.. 힘들 때 다른 이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


"같은 종족끼리 감정이 쉽게 전이되는 건 일반적이야."



근데 여기서 갑자기 머리가 번뜩였다.



"어? 인간의 감정은 쉽게 전이된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 또한 쉽게 전이되겠구나?"



정말 당연한 소리다. 감정이 쉽게 전이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부정적인 감정이 전이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사람의 뇌가 본래 이익 보다 손해에 초점이 더 잘 맞춰지는 특성을 가진 탓이다.



감정은 쉽게 전이된다.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 또한 쉽게 전이된다. 근데 우리는 기분이 좋을 때보다 나쁠 때 감정을 더 표출하고 싶어 한다. 내 경험으로도 감정 표출을 하는 친구의 전화를 10번 받으면, 그중 7, 8번은 짜증 나는 일에 대한 한탄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저 2, 3번의 경우를 확장시키고자 한다. 앞으로는 짜증 나는 일에 대한 한탄이 아니라 기분 좋은 일에 대한 감정 표출을 적극적으로 하고자 한다.



이왕 사람 대 사람으로 교류하는 거, 좋은 영향 주고받는 게 훨씬 더 건설적이지 않겠는가?



우리가 앞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순간은 많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 마주했을 때, 꼭 한 번쯤은 이 글을 떠올리고 주변에 생각나는 사람에게 전화해 보자. 그리곤 상대가 나를 엉뚱하고 귀엽게 바라보는 상황을 마주하자. 그 순간에 오가는 서로의 감정 영향은 분명히 선하디 선할 것이다.



(2022. 07. 29)










작가의 이전글 자기를 아는 것이 최대의 지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