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편 18 : 아빠의 첫 번째 금융 교육

자본주의 키즈를 위한 2천만 원의 타임머신

by CㅇSMㅇS

2천만 원, 딸에게 건넨 자본주의 입장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값을 매길 수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딸이 살아갈 미래에는 반드시 '값'이 매겨진다. 나는 딸에게 낭만적인 추억뿐만 아니라, 냉혹한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단단한 방패도 쥐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금융 교육'이자 '증여'였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 단위로 2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누군가는 "애한테 벌써부터 돈맛을 보여주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단순히 용돈을 주는 차원이 아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월드의 입장권을 선물하는 행위다.

우리는 모두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테마파크에 살고 있다. 남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입장(오픈런)해서 지도를 파악하고, 줄을 서야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나는 딸이 폐장 시간 다 되어서 허둥지둥 뛰어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여유롭게 츄러스도 먹으며 퍼레이드를 즐기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아인슈타인도 놀랄 '오픈런'의 나비효과

왜 빨리 입장해야 할까? 바로 '복리'라는 마법의 놀이기구 때문이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만약 내가 지금 2천만 원을 주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다가 50년 뒤 사망할 때 상속한다고 가정해 보자. 연평균 수익률을 아주 보수적으로 7%(자산배분투자나 지수 추종 투자를 하면 이 정도 수익률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로 잡았을 때, 2천만 원은 50년 뒤에 얼마가 되어 있을까?


무려 약 5억 9천만 원이다.

내가 이 돈을 쥐고 있다가 죽으면, 딸은 6억 원에 달하는 돈에 대해 최대 50%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지금 2천만 원을 증여하고 신고를 마치면? 먼 훗날 불어난 5억 9천만 원은 고스란히 딸의 것이 된다. 세금 한 푼 없이 말이다. 즉, 지금의 2천 만원 증여는 훗날의 몇 억을 아낄 수 있는 '신의 한 수'다. 이것이 바로 부자들이 말하는 '시간의 레버리지'이자 '절세의 마법'이다.


최고의 그릇, '연금저축펀드'

돈을 주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담느냐'다. 나는 딸의 증여 계좌로 주식 계좌가 아닌, '연금저축펀드'를 개설했다. 미성년자가 무슨 연금이냐고? 천만의 말씀. 이건 증여를 위해 태어난 만능 통장이나 다름없다.

1. 세금의 재투자 (과세이연)

일반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해서 돈을 벌면 매년 22%의 양도소득세를 뜯긴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에서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먼 미래(연금 수령 시)로 미뤄준다. 세금 낼 돈으로 재투자를 하니 복리 효과는 극대화된다.

2. 미래의 세액공제

이 계좌의 납입 한도는 연 1,800만 원. 나는 첫해에 1,800만 원, 이듬해에 200만 원을 넣어 총 2천만 원을 채우고 국세청 신고를 마쳤다. 나중에 딸이 커서 취직하고 연말정산을 할 때, 아빠가 미리 넣어둔 이 돈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효자 노릇을 하게 된다.

3. 유동성 (중도 인출)

"연금이라 못 빼는 거 아냐?"라는 걱정은 없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내가 넣어준 2천만 원)은 패널티 없이 언제든 인출 가능하다. 딸이 대학 등록금이 필요하거나 유학을 가고 싶을 때, 이 돈은 든든한 비상금이 될 것이다.


은이의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심플하다. 딸에게는 앞으로 20년,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 굳이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섞을 필요가 없다. 나는 계좌의 대부분을 전 세계 주식의 지수 추종 ETF(미국, 중국, 일본, 한국) 위주로 공격적으로 채웠다. 자본주의의 우상향을 믿는 베팅이다.

증여 후 약 2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떨까?

운 좋게도 주식 시장에 순풍이 불어왔다. 2천만 원이었던 원금은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3천만 원을 돌파했다. 수익률 50%. 내가 뼈 빠지게 일해서 번 근로소득보다, 딸의 계좌가 일해서 번 속도가 더 빠르다.


자본주의 식탁에서의 대화를 꿈꾸며

가끔 딸에게 스마트폰으로 빨간불이 들어온 증권 앱을 보여준다.

"이거 봐. 돈이 이만큼 불어났어. 빨간색이 좋은 거야."

물론 딸은 아직 복리의 개념은커녕, 빨간색 숫자를 보면 "아빠, 딸기! 딸기 먹고 싶어!"라고 외칠 뿐이다. 아직 만 단위가 넘는 숫자는 읽지도 못한다. 하지만 나는 기다린다. 언젠가 딸이 자라 경제 관념이 생기는 날, 이 계좌는 단순한 통장이 아니라 아빠의 철학을 물려주는 교과서가 될 것이다.

"아빠, 이번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음, 금리 인하가 예상되니까 채권 비중을 좀 높여볼까?"

딸과 마주 앉아 자본주의와 투자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그날. 그때가 되면 이 2천만 원은 돈 그 이상의 가치로 우리 부녀를 연결해 줄 것이다. 아빠는 너에게 돈을 준 게 아니다. 아빠는 너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미리 선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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