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3부 : 가야 할 길, 순응의 길
[ 춘풍이 불면 ]
간다고 보채던 겨울이 멀어지면
춘풍이 살랑이겠지
눈보라 휘날리던 거리에
춘우(春雨)가 내리면
우중충한 가슴에 꽃내음 일렁이지
이월 가고 삼월이 오고
냉이 다래 촘촘히 수 놓인 산과 들로
바구니 터지도록 듬뿍 담아
조촐한 나물무침에 단침이 돌고
향긋한 행복이 소담스럽다
가만가만 숨을 고르면서
귀 기울여 살며시 눈을 뜨면
임의 체취가 짙어 오는
처녀의 치맛자락이 마냥 자연스럽다
그래 봄의 품에 안겨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