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3부 : 가야 할 길, 순응의 길
[ 빈촌의 삶 ]
눈물을 머금고 사는 이의 아픔
씁쓸한 한숨을 삼키다가
목놓아 울부짖는 객지살이 여로여
믿음의 잔재는 넋 잃은 소망으로
근근이 이어가는 운명이려나
희망을 품은 가난의 굴레에서
몸부림치는 삶의 애환이
삭막한 시멘트벽 사이로 흘러나와
좁다란 골목을 메운다
햇살 잃은 어둠의 그림자 속에
가만가만 눈을 감고서
귀 기울여 마음의 눈을 열면
슬픔과 기쁨에 정겨움이 이어진다
촘촘히 수 놓인 오욕칠정이
훈훈한 내음으로 살아 숨 쉬는
행복한 가난이 그럴싸하다
빈촌 모퉁이 시끌시끌함을 감싸고
연꽃처럼 자비로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