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에게 떡을 주지는 않는다

by 대오

우리 청소년 쉼터에는 두두라는 아이가 있었다. 나보다 한 살이 어린 두두는 한국계 중국인이었다.


두두는 더 높은 교육의 기회를 찾아서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두두에게는 한국에 거주하는 삼촌이 있었다. 처음에는 흔쾌히 두두를 맡아주기로 한 삼촌이었지만, 나중에는 집에서 쫓아냈다고 한다.


두두는 한 겨울에 놀이터에서 잠을 청하다가 신고를 받고 온 사회복지사 님들의 손길에 구조되었다.


두두는 한국말이 어눌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실수를 할 때가 있었다. 실제로 나와도 부모님을 언급하는 일이 있어서 싸운 일이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도 두두는 한국계 중국인, 소위 조선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쉼터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적인 신분 자체가 모두가 평등해야 할 쉼터에서 또 다른 장벽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딱히 편견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은 한국 문화를 영위하며 웃고 떠들 때 두두는 그러지 못했다. 농담 도중에도 한국말의 뜻을 물으며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두두는 쉼터생 중의 쉼터생이었던 셈이다. 남들은 쉼터에 적응하고 앞으로 먹고살 일을 걱정했다면, 두두는 이에 더해 한국 자체 적응하는 일까지 노력해야 했다.


두두는 특별히 성격이 모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회성이 넘치는 성격은 아니었다.


두두에게는 특별히 친한 형이 있었는데, 앞서 소개한 명수 형과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다. 둘은 하루 종일 Tv를 시청하며 야인 시대라는 과거에 방영했던 드라마를 즐겨보았다. 어떤 때는 몸을 만들겠다고, 쉼터에 있는 헬스 기구를 이용하여 경쟁하듯이 운동했다.


물론 드라마를 보고 감명받았을 때만 운동을 했기에 몸이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두두는 민수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민수는 형이 형 다운 걸 좋아했는데, 두두는 말도 어눌했고 자신감도 부족했다. 솔직히 나라도 외국에서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된다면 똑같이 자신감이 없어질 테지만 말이다.


사실 그것뿐이었다면 민수가 두두를 싫어하지는 않았겠지만, 두두는 자신을 무시하는 민수를 싫어하는 티를 냈다. 하루는 자고 있는 민수를 두두가 빤히 바라보고 있는 일이 있어서 둘이 크게 싸울 뻔한 적도 있었다.

이런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는 복잡하고 미묘해서 쉼터 선생님들이 함부로 건들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직접적인 폭력 행사 시 퇴소 조치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명수 형이 외출한 어느 날 두두가 거실에서 혼자서 운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았다. 쉼터에서 안 슬픈 사람은 없고, 그걸 티 내는 사람은 센스가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특히나 쉼터생들은 타인의 아픔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어지간히 친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두두가 취업에도 실패하고, 친했던 명수 형과도 관계가 소홀해져 슬퍼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두두가 자존심이 상할 것을 염려해 위로하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남자의 슬픔은 수치와 분노를 불러일으킨다고 믿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지금은 안다.


그런데 한 가지 어이가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한 동갑내기 친구가 두두에게 울 거라면 들어가서 울라고 말한 것이었다.


나는 그게 너무나 어이가 없어 언성을 높이고 싸우게 되었다. 약간 원래부터 독특한 친구이기는 했지만, 너무 심한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그 친구와 크게 싸웠지만, 나중에는 그 친구가 후회되는 일이라고 고백했다. 솔직히 방으로 보내려 했던 친구와 위로해주지 않은 나나 거기서 거기이지 않을까 싶다.


그 뒤로 두두는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먹는 식사량이 늘었고, 좋아하던 외출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내가 혼자서 울고 있을 때,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누구보다 위로를 바랐으면서 대체 왜 두두를 위로해 줄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일까.

만약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두두를 위로해주고 싶다.


독립하고 난 뒤 내가 쉼터에 방문했을 때, 두두는 쉼터에서 가장 오래 머문 쉼터생 중에 한 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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