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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ee Sep 13. 2024

99%의 확률로 듣는 말들

당신이 우울증, 불안장애 및 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다면, 99%의 확률로 이러한 말들을 듣게 된다.


"그거 네가 게을러서 그래."

"일어나서 움직이면 돼"

"밖에 나가서 산책 좀 하고 햇빛 좀 쐐"

"사실 안 아픈데 아픈 척하는 거 아냐?"

"공부하기(일하기) 싫어서 꾀병 부리는 거지?"

"우울증 하고 몸을 움직이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야."


나는 이 말들을 들을 때마다 억장이 무너졌다. 특히 "밖에 나가서 운동해", "안 아픈데 아픈 척하는 거 아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억울하고, 비참하고, 화가 나고, 짜증 났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나조차도 나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들이었기 때문에.


혹자는 우울증에 대해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운동하면 다 치료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느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너는 지금 팔다리가 다 부러진 상태인데 어떻게 남들과 똑같이 움직이겠어.' 처음엔 오버스러운 말이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조차 가지 못하고, 며칠째 씻지 않고, 머리는 멍해서 생산적인 행위를 할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비로소 그 말을 납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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