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가볼만한곳,겨울에 가장 많이 움직인 풍경들

겨울에도 사람들은 결국 떠났다

by 하루담음

겨울은 늘 나를 시험한다.
이불을 벗어날 이유가 충분한지, 아니면 핑계가 더 그럴듯한지.

12월이 되면 세상은 자연스럽게 멈춘다. 해는 일찍 지고, 약속은 줄어들며, 사람들은 ‘내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누군가는 차에 시동을 걸고, 누군가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누군가는 꽃이 피는 숲으로 들어간다.


추운 계절에도 사람들은 어김없이 떠났다.

이상했다.
왜일까. 가장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에, 사람들은 가장 멀리 움직였다.


눈이 쌓인 곳으로 향한 사람들은 대단한 목적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줄지어 썰매를 타고 내려오며 소리를 질렀고, 얼음 위에서 몇 번이나 미끄러졌다. 계획보다 웃음이 앞섰고, 체력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추위는 고생이 아니라 핑계가 되었고,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높은 산으로 올라간 이들은 구름 위에 도착했다. 케이블카 안에서 잠시 말수가 줄어들고, 문이 열리는 순간 다들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 오길 잘했다.’


눈 덮인 풍경 앞에서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사진은 남기되, 감탄은 남겨두는 쪽을 택했다.


어떤 사람들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마을에 들어섰다. 차갑고 단단한 기둥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않았다. 손이 시릴수록 더 크게 웃었고, 불 앞에 모여 앉아 군것질을 하며 겨울을 배웠다. 이 계절이 꼭 불편하지만은 않다는 걸, 몸으로 기억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겨울은 존재했다. 넘어질 듯 말 듯한 발걸음으로 얼음을 가르며 나아가는 모습은 서툴지만 솔직했다. 누군가는 손을 잡아주었고, 누군가는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났다. 비싼 여행보다 오래 남는 장면은 그런 순간에 있었다.


그리고 가장 조용한 겨울도 있었다. 눈 대신 붉은 꽃이 떨어지는 숲.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동백은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사람들은 말을 줄이고 걸음을 늦췄다. 겨울이 꼭 하얗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그곳은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겨울 여행은 늘 비슷한 이유로 시작된다.도망도 아니고, 성취도 아니다.그저 이 계절을 그대로 보내고 싶지 않아서.사람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떠난 게 아니었다. 겨울을 견디는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서, 잠시 일상 밖에 서보고 싶어서 길을 나섰다.


그래서일 것이다. 겨울에 다녀온 여행은 오래 남는다. 사진보다 체온으로, 기억보다 감정으로 남는다.올겨울, 어디로 떠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괜찮다.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이 계절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이니까.


겨울에도 사람들은 결국 떠났고, 그 선택은 대체로 옳았다


내가 생각하는 1월의 가볼만한곳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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