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하기 좋은 시기, 계절이 답이다

대만, 계절을 고른다는 일

by 하루담음

여행은 결국, 어디로 가느냐보다 언제 떠나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대만을 처음 떠올렸을 때 나는 날씨부터 검색했다. 망설임은 늘 그렇게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언제 가야 가장 좋을까. 덥지는 않을까, 비는 많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계절을 들여다보다 보니, 여행의 절반은 이미 떠나버린 기분이 들었다.


봄의 대만은 조심스럽다. 3월에서 5월 사이, 공기는 아직 서두르지 않고 꽃들은 제 속도로 피어난다. 양명산의 길을 걷다 보면 바람이 옷자락을 건드리고, 낮과 밤 사이의 온도 차가 여행자의 긴장을 살짝 풀어준다. 그때의 대만은 사진보다 기억으로 남는다.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오래 간직하게 되는 장면들처럼.


가을의 대만은 확신에 가깝다. 10월과 11월, 하늘은 이유 없이 높고 습기는 사라진다. 땀이 나지 않는 여행은 생각보다 드물다. 지우펀의 골목을 오르내릴 때 숨이 가쁘지 않고, 야시장에 앉아 국수를 먹으며 계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이 시기의 대만은 여행자에게 가장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반대로 여름과 겨울은 선택의 문제다. 여름은 뜨겁고 솔직하다. 태풍과 습기, 예측할 수 없는 비가 있지만, 그만큼 과일은 달고 바다는 선명하다. 겨울은 조용하다. 북쪽은 흐리고 남쪽은 따뜻하다. 온천 김이 오르는 골목에서, 여행자는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운다.


결국 대만은 계절마다 다른 말을 건다. 봄에는 천천히 걸으라고 말하고, 가을에는 아무 걱정 말고 머물라고 한다. 여행을 잘 다녀왔다는 감각은 날씨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는 기억. 그래서 나는 대만을 떠올릴 때 장소보다 먼저 계절을 고르게 된다. 그 선택 하나로 여행의 결이 달라진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만을 떠올리면 장소보다 먼저 계절이 생각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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