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주는 것이다

사랑이란

by Paul

1961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하퍼 리는 그녀의 베스트셀러 파수꾼에서 ‘사랑은 아무하고나 하지만 결혼은 동류하고만 한다.’고 했다.

개성과 자유가 넘치는 미국의 소설에서도 연애와 결혼에 대한 분명한 차이를 강조한 구절이라 하겠다.

남녀가 만나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에 빠지게 되면 같이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모든 일이 그 사람이 중심이 되고 눈을 뜨면 떠오르고 자기 전에도 그 사람이 생각나며 금방 만났다가 헤어져도 또 보고 싶어진다.

주고 주고 다 퍼줘도 더 주고 싶고 그 사람의 체취마저 감미로운 상태가 좋다는 것 이상인 감정, 사랑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 하고 사랑하는데는 사유도 없고 조건도 없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감성에 의한 호르몬 작용이며 인종, 문화, 나이는 물론 사회적 편견이나 종교적 차이도 사랑이라는 상황에서 장애가 될 것은 없다.

'이보다 더 좋을 게 없다'(Nothing's better than this!)라고 느끼는 감정이지만 애석하게도 사랑이란 기간이 지속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

사랑이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존중과 배려, 무엇보다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명한 의무가 따른다.

특히 가까울수록 지켜야 하는 경계도 허물어져서는 안되며 아무리 사랑은 전적으로 감정이라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그 좋은 관계도 마음이 변하게 되면 감춰진 속내가 드러나고 예전에 없었던 문제나 단점이 확대되는 상태가 반복된다.

남녀 관계가 틀어지면 진행되는 불화는 시간 문제이므로 상처로 남더라도 마감을 하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시작하는데도 특별한 이유가 없지만 끝날 때에도 정해진 사유가 없는 것이 남녀관계이자 사랑이다.

죽고 못 살도록 좋았던 연인관계가 이렇다면 결혼이라는 대명제는 사랑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또 다른 관문이다.

조건과 책임이 동반하고 DNA와 성도 다른 개체와 개체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며 두 사람의 관계와 함께 가정과 가정이 연결되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청년의 에로스가 화폐로 바뀐 이 시대를 감안한다면 시작이야 사랑이든 정이든 교감할 수 있는 감성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안정 없는 결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혼은 함께 늙고 싶은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한 약속이 포함된 계약이 결혼이며 그 관계를 위해서는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아무리 좋다 해도 서로 맞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정, 학벌, 경제 능력 뿐 아니라 성격이나 교양수준, 취향도 결혼생활을 구성하는 필요한 조건이며 크던 작던 살면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는 없어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랑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진다는 말이 있다.

사랑을 할 때 체내에서는 페닐에틸아민(Phenethylamine)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콩에는페닐에틸아민 성분이 많기 때문에 갖다 붙이자면 맞는 말일수도 있다.

눈에서 콩깍지가 떨어져 나가면 즉 사랑할 때 몸에서 일어나는 호르몬작용이 없어지면 사소한 일들이 비약되며 이해하고 포용하기로 다짐했던 문제가 대두되며 잦은 마찰로 이어지는 이유는 두 사람이 교류하던 감정이 변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쪽의 개성이 너무 강하면 맞추고 사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서로의 교감이 없는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다.

연인관계라면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부부관계의 불화가 지속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쉽다.

정신적인 문제는 곧 육체로 전이되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만족 못하는 부부는 다른 이성에게 쉽게 유혹되기 쉬우며 유지될 수 없는 파경에 이르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자식이 없어도 크나큰 상처지만 자식이 있는 경우에 이혼을 감행한다면 자식들에게 불행한 환경을 상속하는 것이며 그 상처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모두에게 고통을 준다.

연인이던 부부이던 좋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 관계이며 갈등이나 불화도 있기 마련이다.

남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주관적인 것이므로 말도 많고 사유도 많지만 해결은 당사자의 몫일 수밖에 없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이성적, 감성적 교감이 없다면 불가능하고 서로의 믿음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사랑이란 언제나 좋은 결실로만 발전하지 않는다. 특히 결혼은 지켜야 할 서로의 의무가 전제되는 과정이므로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는 결코 성사될 수 없는 인륜지대사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고귀하고 숭고한 사랑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사랑은 신이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고 축복이다.

그 선물을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행복이지만 관계를 위한 노력은 우리의 몫이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소유하기 위해 주는 것이고 무엇이든 소유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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