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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Oct 20. 2021

선물은 사랑의 표현

선물의 의미

요즘 백화점마다 가을 정기세일 시즌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가을 세일 상품을 함께 출시한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세요'라는 광고 카피는 명절 때와 세일 시즌에 언제나 듣게 되는 익숙한 말이다.

선물을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하고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마음을 전하는 최고의 인사는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직장 상사에게 정기적으로 선물을 하는 관행이 있었다.

모든 직원이 하는데 나만 하지 않으면 직장생활이 편안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에 싫어도 해야 하는 큰 부담이었다.

명절 때에는 필수적으로 해야 하고 상사의 대소사에는 보통 부조금을 내지만 인사권자인 경우 남들과 꼭 같이 봉투만 주는 것은 왠지 모자란 것 같아 선물은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요즘에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보통 갈비세트나 굴비, 과일박스와 함께 상품권을 주는 게 가장 흔한 선물이었다.

선물 때문에 가장 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업체 사장님들이고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관례적으로 값비싼 특산물과 현금 봉투가 대기업 간부들에게 필수적으로 바쳐야 하는 상납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경우는 선물이 아닌 분명한 뇌물이다.

악습 중의 악습이고 고질적인 폐단임은 두말할 것이 없지만 근절되지 않는 관례로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비즈니스 관계에서의 청탁 선물은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납품을 의뢰하는 세일즈의 경우 상품의 품질과 고객의 반응이 최고의 조건이며 치열한 가격 경쟁이 선행되는데 납품 가격을 0.1%라도 더 올리려는 업체와 0.1%라도 게 구입하려는 불꽃 튀는 거래만 있을 뿐 한국과 같은 접대나 선물은 관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회사 간의 거래가 지속되고 거래 당사자의 친분이 형성되면 점심 식사는 가끔 이루어지는 경우는 있고 선진국도 은밀한 거래도 있을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를 위한 선물은 뇌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파면 대상이고 공무원인 경우에는 커피나 음료수 한잔도 거절해야 한다.

원래 선물이란 기쁜 마음으로 주고받는 정겨운 마음의 매개체이고 서로가 부담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말 그대로 감사의 마음과 축복의 의미를 전달하는 정성의 표시이고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흐뭇한 마음이 선물의 진정한 의미이다.

기성세대는 누구나 첫 봉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내복을 선물했고 가족들에게는 양말 세트라도 돌리던 문화가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선물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 부모님께는 단연 보약 선물이 최고이고 가족 간에는 상품권이 적격이며 젊은 층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해외 명품이다.

요즘에는 선물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물하기를 누르고 선물 받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을 입력하면 배송까지 해주는 간편한 시스템이 있지만 선물이란 정성의 표시이므로 예쁜 포장지에 리본을 두른 상자와 카드 한 장이 함께 하면 비록 약소하다 해도 선물의 가치가 상승되는 기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선물도 편익의 시스템으로 일률적으로 변하는 시대는 예전의 훈훈한 정서 또한 사라지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선물이란 약소하고 소박해도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손수건이나 양말 한 켤레를 사은품으로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고 화장품을 살 때 샘플을 주지 않으면 섭섭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대갓집 결혼식에서는 하객들에게 여성에게는 수를 놓은 손수건을 선물하고 남자 손님에게는 양말과 함께 가실 때 차비하시라고 봉투에 약간의 현찰을 답례로 주는 예절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지인에게 식사를 초대받은 경우에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집으로 초대받은 경우에는 보통 과일을 들고 가면 무난하지만 식당으로 초대받는 경우에는 무엇을 선물해야 하나 고민할 때가 있다. 가까운 사이라면 상대가 필요한 것을 센스 있게 선물하면 되지만 비즈니스나 공식적인 자리의 초대라면 비싼 선물은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부부동반이라면 초콜릿과 책 또는 와인 한 병이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좋은 선물이 된다.

특히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면 식사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연인 사이라면 선물을 할 기회가 많다.

100일 기념으로 커플링을 주고받는 선물은 벌써 강산이 몇 번 변한 행사이고 부모님께는 안 하는 생일 선물도 여친에게는 꼭 해야 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빠져서는 안 된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했지만 요즘에는 초콜릿과 함께 비싼 선물도 함께 하는 유행도 꽤나 오래됐는데 발렌타인 데이는 초콜릿을 팔기 위한 기업의 마케팅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가톨릭 발렌타인 성인의 기념일로 유래를 보자면 로마로 향한다.

3세기 로마의 클라디우스 황제는 왕권 강화를 위해 젊은 청년들을 징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혼을 금지했다.

그러나 발렌타인 사제는 국법을 어기고 많은 젊은 연인들에게 혼배성사를 주고 사랑을 실천하다 서기 269년 2월 14일 로마에서 처형당했다.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던 발렌타인은 아르테리우스 라는 간수의 눈먼 딸과 사랑에 빠졌는데 발렌타인의 절실한 믿음과 기도 때문에 기적적으로 간수의 딸은 시력을 회복했다.

처형을 앞두고 발렌타인은 간수의 딸에게 보낸 편지에 당신의 발렌타인으로 부터(Love from Valentine)라는 작별의 서명을 했고 그 편지가 유래되어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 유럽에서는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전하는 풍습이 어어 졌고 오늘날까지 서양에서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가 연인들의 날로 존재하는 것이다.

발렌타인 데이에 꼭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서는 사랑을 고백하며 반지와 함께 Will you be my Valentine?이라고 말을 하는데 의역하면 내 연인이 되어 달라는 말이지만 21세기에 이런 고백을 하는 미국 젊은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연인의 날이라는 개념은 변함이 없는 이유로 연인 사이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며 쇼핑몰 발렌타인 행사도 한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유래는 일본에서 카라멜로 유명한 모리나가 제과회사에서 전해진 마케팅이며 서양에 없는 화이트 데이도 모리나가 회사의 마케팅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유래야 어떻든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젊은 연연들에게 기쁜 이벤트가 된다면 좋은 일이고 기성세대도 추억을 더듬어 보며 아내에게 자녀에게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할 수 있다면 흐뭇한 일이다. 대형회사의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난보다는 경제적으로 건전한 소비가 일어나고 기업의 매출이 오르고 세금을 많이 납부한다는 것은 당연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한국 사람은 마음에 대한 공감은 되지만 행위에 대한 공감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기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선물을 받을 때 "고마워"라는 인사는 안 하고 “이거 뭐야?”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고 그냥 고맙다고 말하면 되는데 대부분 “이러실 필요 없는데...”하면서 손은 빠르게 선물을 받는다.

선물을 받으면 열어보지도 않고 옆으로 치워두는 행동은 큰 결례임에도 그런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선물을 받으면서 "오! 나 이거 진짜 갖고 싶었는데 정말 고마워"라고 말을 하면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대부분 “고마워, 나중에 볼게.”로 인사를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선물을 주는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태도이며 본의는 아니라 해도 정성껏 선물을 준비한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 된다.

한국 사람들은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격상의 문제도 있지만 한국의 전통은 감정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무례하고 점잖지 못한 행동이고 예나 지금이나 겸손을 최고의 미덕으로 교육받은 고유한 정서의 영향도 있지만 기성세대는 직접적인 언어로 고맙다. 사랑한다와 같은 말을 낯간지럽게 여기는 공통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어르신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갖고 싶은 게 있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자식에게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닌 것을 말을 못 하는 이유는 습관이 된 성격이 굳어진 까닭인데 옛말에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갓집 신세는 안 진다.‘는 정서가 그대로 반영된 불필요한 체면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세 드신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라면 평소에 부모님의 반대급부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며 말을 돌려하실 때는 필요한 게 무엇인지 세심한 관심이 언제나 필요한 법이다.

선물이란 무슨 특별한 날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젊은 연인 사이에만 통용되는 문화도 아니다.

목적이 있는 선물은 언제나 부담이 되기 마련이지만 가족에게 특히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은 해도 해도 지나치지 않는 사랑의 표현이다.

가을 세일 시즌을 맞아 추워지는 날씨에 어머니를 위한 따스한 스웨터 한 벌 준비해도 좋고 외출이 잦으신 아버지께 따뜻한 장갑이나 머플러를 선물해 드리면 마음까지 훈훈한 훌륭한 월동 준비가 될 것이다.

선물은 사랑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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