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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머니 May 01. 2021

레버리지 투자?빚내서투자한다고?

레버리지 투자(leveraged investing)란 남의 돈을 이용해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방법을 말한다. 남의 돈을 이용한다고? 쉽게 말해 빚을 내는 것이다. 레버리지(leverage)라는 말이 지렛대라는 뜻이고, 말 그대로 레버리지 효과는 지렛대 효과이다. 이를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매년 10%씩 임대료를 주는 상가들이 있다고 하자. 내 돈 1억으로 한 채를 투자하는 방법(A)이 있고, 내 돈 1억, 은행에서 대출 1억 받아서 2채를 투자하는 방법(B)이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5%라고 하자. 이 경우 내 수익은? 수익률은? 간단한 산수문제이다.

A는 그냥 매년 임대료 1,000만 원 번다. B는 임대료 2,000만 원 받아서 500만 원 이자 내고, 1,500만 원 번다. 똑같이 내 돈 1억 투자해서 A는 10%, B는 15%를 벌었다. 자기 자본 수익률이라고 한다.



근데 반드시 좋기만 할까? 경기가 무지 나빠서 공실이 났다고 해보자. A는 수익이 없다. 0%다. B는 임대료도 못 받고 이자만 500만 원 낸다. 즉 -5%다.

즉, A는 0%~ 10%의 수익률을, B는 -5%~15%의 수익률을 가지게 된다. 앞에서 위험이란 수익률의 변동성이라고 했다. B가 당연히 A보다 위험한 것이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원리가 명확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가격 자체가 높기도 하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이런 레버리지를 일상적으로 많이 쓴다. 당연히 기관투자자들도.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10년에 한 번씩 자기 건물 위에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무시무시한 속설이 있기도 하다. 그만큼 레버리지를 광범히 하게 사용하다 보니, 평소에 잘 벌다가 아주 가끔 오는 위기(IMF, 금융위기 등) 때 빚을 갚지 못해 망한다는 말이다. 


근데 이러한 레버리지는 부동산 시장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신용거래라든지 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하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파생상품은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1억 원어치 주가지수선물을 매수하는데 1,500만 원의 증거금만 내면 가능하다. 즉 6.7배의 레버리지가 가능한 것이다. 


당연히 상품별로, 고객별로 증거금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바뀐다. 기관투자자는 개인보다 증거금률이 더 낮고, 일정 조건하에서 거래하고 나서 나중에 증거금을 낸다(사후증거금). 참고로, 변동성이 낮은 자산일수록 증거금률이 낮다.




어쨌든 쉽게 이야기하자면 레버리지 투자는 뻥튀기 투자이다. 내가 낸 돈보다 더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이다. 뻥튀기라니까 뭔가 저렴해 보이는 표현이긴 한데, 기본적으로 은행의 본질이 레버리지이다. 자기 자본보다 훨씬 많은 남의 돈(예금)을 받아서 대출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지 않는가?


돈을 벌 확률이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비율을 높인다. 누군가 확실하게 10% 수익을 준다고 하고, 5%로 돈을 빌릴 수 있다면 무조건 빌려서 해야지.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에 확실한 게 있을까요? 노벨상 수상자를 이사회 멤버로 두고 경험 있는 트레이더가 운용했던 "천재들의 실패"로 유명한 LTCM이라는 헤지펀드는 채권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펀드였는데. 레버리지 너무 많이 쓰다가 망했다. 채권과 차익거래... 뭔가 듣기만 해도 확실할 거 같지 않은가? 그런데도 망했다. 과도한 레버리지 때문이다. 다음에 이 주제도 다뤄 볼 생각이다.



LTCM의  John Meriwether    출처 : wsj

                                   

결국은 정도의 문제이다. 그래서, 분석이 필요한 것이고 이게 위험관리의 출발이다. 투자에 있어서 위험관리란 위험을 없애는 게 아니고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수익 기회라고 할지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리스크를 지는 것이다. 레버리지를 하게 되면 리스크가 증가한다. 결국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이미 리스크가 높은 자산(주식, 암호화폐 등)에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그것만으로도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지 않나? 아 이건 전적으로 필자의 사견이다.


결론은, 레버리지 투자, 빚내서 하는 투자는 사회악이 아니다. 그럼 은행이나 기관투자자, 사업가들은 다 악마들이게... 핵심은 레버리지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 리스크를 정확히 측정하고 통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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