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친해지다
시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파블로 네루다 “시”의 첫 부분이다.
나의 상황과 어쩜 이리도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시에 대해 좋다거나 흥미를 느낀 적이 없었다. 어느 때인가부터 나도 모르게 시를 찾아서 읽고, 시집을 사고, 시인에 대해 조사하고, 심지어 시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승우작가의 ‘사랑의 생애’에서 설명하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어느 순간 쑥 들어와 사람을 변화시키는 “사랑”과 많이 닮았다.
그렇다면 내게 시는 사랑일까??
내게 시가 왜 좋게 다가왔는지 생각해 본다
- 여운을 남긴다
- 여운이 남으니 자유롭게 내 생각을 덧입힐 수 있다
- 새로운 표현들이 흥미롭다
- 솔직하다
- 내 모든 것을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아도 그 이상을 보여준 것 같다
- 함축과 비유의 창작 과정이 즐겁다
-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 그 외 많은 것들..
시를 자유롭게 몇 편을 썼지만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 플랫폼에 많은 관련 영상들이 있겠지만 아직은 영상보다 책으로 배우는 게 편하고 좋다.
시 창작과 관련된 대학 교재를 주문했다.
기형도 시인의 시집도 함께.
최근까지 읽은 시집이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였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에 꽃과 나무와 관련된 시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시도 편식이 있으면 안 되니 이제는 슬픔이나 아픔의 감정을 시로 느끼고, 쓰고 싶었다. 기형도 시인이 생각났다.
*다 아는 소소한 tip : 내가 오래 살았던 경기도 광명에는 기형도 문학관이 있습니다. 광명 중앙도서관에는 기형도 시인의 코너가 있어 관련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홍수 같이 넘치는 정보, AI시대의 중심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요즘 든다.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의 현장에 있어 더욱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그럴수록 이 시대에 시가 더욱 위로가 됨을 느낀다. 시인의 고뇌로 압축되어 만들어진 시로 내가 받았던 위로를, 내가 창작한 시로 타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