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청년이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서점 한켠에 위치한 장난감 코너에서 한 아이가 판다
인형의 손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습니다. 청년 중 하나는 그 아이를 잠시 지켜보더니 아이에게로 다가갔습니다.
- 정말 진짜 판다같이 잘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는 않네? 어머니한테 한번 사달라고 해봐.
이 정도면 어머니한테도 부담되지 않는 가격일 거야.
청년이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아이는 청년을 바라보다가 다시 판다 인형에게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청년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 아이한테 무슨 얘기한 거야?
같이 서점에 들어온 다른 청년이 다가와 물었습니다.
- 저 아이, 며칠 전에도 본 적 있어. 그때도 똑같이 이 인형이 갖고 싶었는지 만지작 거리더라고.
잠시 뒤 저 아이의 어머니처럼 보이는 분이 왔어.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오셨는데 표정에서 느껴지기로는
많이 힘들고 지쳐 보이셨어. 왠지 알 수 있었어. 저 인형을 만지작 거리는 아이는 분명 인형이 갖고 싶은 거야. 그런데 아이는 인형이 갖고 싶다는 걸 어머니에게 말하면 어머니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혹은 투정 부리는 자신을 별로 달갑게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실제로 저 아이의 어머니가 저 아이의 감정을 정말 안 받아주고 있든, 아니면 아이가 어머니를 배려하기 위해 자기 마음을 참고 있는 것이든. 저 아이에게는 별로 좋지 않아. 자신의 마음이 표현되지도 못하고 그냥 혼자 삭히는 것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거든.
그래서 저 아이한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너는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아니야. 그러니 가서 이 인형이 갖고 싶은 네 마음을 잘 얘기해봐라고 얘기해줬었어.
적어도 누구나 어릴 적엔 자기 감정과 마음이 타인에게 수용되보는 경험을 많이 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