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 이질감 그리고 다양성

특수교육 세계

by Professor Sunny

현재 일하고 있는 학교는, 학부가 없고 석사와 박사과정만 있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원 과정만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이가 찬 사람만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으로 들어온 케이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이대가 굉장히 다양하다. 연령대뿐 아니라, 직업군도 다양하다. 미용사였다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도 있고, 사회복지사, 변호사, 정말 대중없다.


인성도 다양하다. 대체로 서로 예의를 지키고 ‘같이 배워가자’ 하는 자세로 프로그램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개중에는 나를 머리끝까지 미쳐버리게 만드는 학생도 종종 있다. 그런 학생이 어쩌다 한 명씩 입학하곤 하는데, 그 한 명으로 인해 나는 그 학기 내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크다.


내 수업의 메인 바디는 국공립학교의 유치원 교사/초등학교 교사가 되고자 하는 석사과정 학생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장애통합교육’에 뜻이 있다. 장애 여부를 떠나, 우리 개개인은 모두 성격과 생김새가 다르다. 나는 그런 이해 선상에서 ‘장애’를 보도록 권유한다. 그렇게 보면 장애를 가졌다라는 게 별 특이할 것도 없다. 모든 개개인이 다 다르듯, 그 한 아이도 본인만의 성격과 생김새를 가진 한 사람이다. ‘장애’라는 것은 한 사람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그것이 그 사람의 삶에 불편함을 줄 수도 있겠고, 좀 다른 외형을 주었을 수도 있겠고, 그리고 이마저도 장애라는 분야 안에서는 그 정도와 모양이 다양하다. 내가 이해한 장애는 ‘다양성’의 한 부류이다. 아이가 가진 그 다양성을 잘 이해하고 분석해서, 그 아동의 발달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내 성공적으로 성장하게 도와주고, 사회에 적응하게 지원하는 것이 나의 몫이다. 요새는 미국에서도 유치원/초등학교 교사가,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함께 취득해서 필드로 나간다. 장애에 의한 분리 교육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사고가 교육분야의 문화에 밑바탕으로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유아교육과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아특수교육을 가르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 프로그램에 들어오는 친구 중에는 영어를 가르치러 1-3년 정도 한국에 다녀온 친구들이 많다. 1년에 1-2명의 학생이 꼭 한국과 연이 닿아 있다. 어제는 줌으로 한 학생과 미팅을 잡았는데, 줌으로 들어오자마자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말 조금 해요”라면서 본인의 한국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


한국에 다녀온 친구들은 대체로 한국을 좋아한다. 어제 만난 그 친구는 미아동에 있는 중학교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도 한국 음식에 푹 빠졌단다. 지금 본인의 아이가 셋이 있는데, 모든 가족이 김치를 그렇게나 사랑한단다. 작년에 만난 다른 친구는 강릉에서 영어 선생님을 했단다. 그 친구도 한국식 닭강정, 양념치킨이 최고라며 나를 볼 때마다 음식 이야기를 계속해주었다. 새로운 문화의 경험을 해본다는 것은 이 친구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직접 겪어 보고, 음식을 먹어보고, 한국 사람을 만나보고 하는 동안 이들은 ‘한국’에 대한 이질감을 버렸다.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했다. 새로운 인종을 접하고, 한국 문화를 접하고, 그러면서 그 문화가 쉽고 친숙하게 느껴진다. 결이 다른 연결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친구들은 유아특수교육 프로그램에 들어와서 ‘특수교육의 문화’를 처음 접하게 되더라도, 이미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대처할지를 실전에서 연습해봤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배움의 장르나 특수교육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덜하다.


사실 ‘새로움’이라는 것이 몇 번 겪어보고 같이 지내보면, 더 이상 새롭고 이질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보다 새로움과 다양성을 받아들일만한 인생에서의 기회가 적게 주어지고, 또 스스로도 마음의 준비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종종 만나는, 교육학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을 붙잡고 뜬금없이, 내가 장애통합교육에 뜻이 있음을, 장애 통합교육이 뭔가를 설명해본다. (물론 장애 통합하는 것에 단점이 없다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에 대해 가진 생각 하나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돌발행동을 할 것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에서 타인의 장애가 나 개인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나는 함께 어울려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내 학생들에게도, 내 주변인에게도 익숙해지도록 끊임없이 잔소리꾼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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