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시카고 라이프

by Professor Sunny

무언가 하나를 배워보기 전까지는 관전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게 많다. 나는 그것을 ‘특히 스포츠가 그렇다’라고 결론 내렸다. 지난여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하는 테니스 레슨에 등록해서 꽤 꾸준히 가보았는데, 몇 번 가본 나의 소감은 “내가 테니스를 너무 얕봤군” “내가 나의 몸을 과대평가했군”이다.


테니스란게 그냥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그 코트 안에 들어가 서보니 코트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그리고 전혀 예상 못했던 또 하나는, 배워야 할 테니스의 테크닉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냥 날아오는 공을 치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특히 몸을 어떻게 배치하고 사용하는가는 정말 난제다. 포지션 이름도 많은데, 포지션 하나마다 다리 모양도 달라진다. 또 하나는 타이밍이다. 공이 날아올 때 쳐야 할 딱 맞는 타이밍이 있단다. 나는 여전히 공의 마음을 잘 알아채 주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가을 세션이 지난주에 다시 시작했다. 나는 어제까지 딱 두 번을 참여했고, 여전히 고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참여하는 이유는, 굉장히 저렴할 것 같았던 테니스 레슨비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중간에 안 가버리기에는 돈이 너무 아깝고 (?), 또 테니스를 치면서 머릿속으로 은근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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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려고 긴장하고 서있는 날은 코치가 유독 “써니”를 많이 부른다. ‘타이밍이 안 맞다’, ‘각도가 안 맞다’ 등등. 나는 최선을 다해서 한 건데, 계속해서 지적을 당하는 것은 사실 기분 좋은 일이 아닐 거다. 그래도 40살의 내가 학생의 자세로 서서, 선생님이라 부르는 코치에게 더 배울게 남아있다는 사실은 은근히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 또 용쓰고 더 잘해보려 할수록 안 되는 게 있구나를 이 영국 스포츠에서 느꼈다. 날아오는 공을 치는 순간에도 얼마나 못 치던지 , 나 자신이 부끄럽던 나는 ‘나 영국이랑 안 맞니?’ 이런 쓸데없는 데까지 생각을 뻗었다.


그래도 포기란 없다! 테니스란게 이렇게까지 낯설었나 싶을 정도로 몸에 익지 않은데, 나는 얼마 전 남편까지 강제로 테니스 수업에 넣어버렸다- 나중에 같이 테니스로 취미 생활해보자고 꼬셔서. 우리 둘 다 이제까지 몰랐던 자신의 숨은 모습을 발견-몸치에 박치-하여 현타가 왔지만, 그래도 이것이 생업은 아니니 죽자고 달려들 필요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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