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은 아름답고 따스한 장면부터 떠올린다.
햇빛이 스며든 창가, 웃음이 번지는 대화,
서로를 감싸는 안정감 같은 것들.
하지만 내가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면
아마 그 반대편부터 그리게 될 것 같다.
사람이 가진 가장 낮은 지점,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인정,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외로움.
그늘에 가까운 감정들 말이다.
연인 앞에서 우리는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보다 더 자주
가장 보기 싫은 모습까지 함께 드러낸다.
사람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사랑은 누구보다 빠르게 드러낸다.
그래서 좋기만 한 모습을 사랑하는 일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인지 모른다.
어려운 건,
뒤늦게 드러난 결점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일.
나는 그 지점이
사랑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결점을 미화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그저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조용히 받아들이는 일.
사랑은 완벽함을 향한 여정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함께 견디는 선택에 더 가깝다.
그래서 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모습까지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고 믿는다.